
선수들은 과거 '홍명보호' 시절처럼 무거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표정이 밝지는 않았다. 1무2패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브라질월드컵이 끝나고 폭발한 팬들의 원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용, 이청용 등 월드컵에 다녀온 선수들의 표정은 더 무거웠고 자세는 더 진중했다.
모두의 마음은 같았다. 축구 팬들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팀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는 것 못지 않게 비장한 각오로 출범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신바람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은 팬들의 반응이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린 경기였지만 무려 34,456명의 관중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축구장을 찾았다. 만원 관중이었다.
부천에서 A매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반응은 뜨거웠다. 경기 초반 손흥민이 중앙선 부근에서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작하자 터질듯한 함성이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다. 차두리가 이명주와 환상적인 주고받기 패스를 한 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 때도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또한 팬들은 자발적으로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태극전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한국 축구는 이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5일 오전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됐고 오후에는 월드컵 이후 첫 A매치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희망을 알렸다.
새로운 출발 치고 이 정도면 결코 나쁘지 않다.부천=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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