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7위, 삼성이 8위로 사이좋게 나란히 붙어있는 순위만 가지고 따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완전히 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다르다. 롯데는 비록 순위는 7위이지만 5위 KT에 3게임, 6위 KIA에 1.5게임차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 남은 게임도 43게임이나 돼 얼마든지 뒤집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렇게 롯데과 삼성이 한순간에 희비가 갈린데는 지난 10일과 11일 사직에서 열린 삼성-롯데의 2연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는 10일 8안타로 8득점을 한 삼성에 7회까지 4-8로 뒤지던 경기를 7회말 8안타로 9득점하는 뒷심을 보이며 뒤집으며 13-8로 이겼다. 허문회 감독의 말대로 "1년에 이런 경기가 몇번이나 있겠느냐?"고 오히려 취재기자들에게 반문할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역전'이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11일 경기도 전날의 데자뷔나 마찬가지였다. 1-3으로 끌려가던 4회말 이번에는 안치홍의 그랜드슬램 등 8안타로 10득점하며 12-4로 역전승했다. 이틀 연속 한 이닝에 8안타씩을 집중시키며 9득점과 10득점하는 연속 슈퍼 빅이닝을 연출하며 3연승을 하며 다시 5강 진입에 불씨를 피우게 됐다. 캡틴 안치홍이 2게임 연속 홈런을 날리며 8타수 7안타 7타점 4득점을 하며 타선을 이끌었지만 이는 어느 한 선수만의 힘으로 이룰 수는 없다는 점에서 롯데의 달라진 모습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
롯데의 이런 모습은 사실 낯설기 그지없다. 롯데는 시즌 초반 반짝하다가도 중반이나 후반부로 가면 어김없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악순환이 오히려 더 익숙했다. 그허나 허문회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롯데는 최소한 이 부문만큼은 달라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8월 초반에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8월 초순 연승 가도를 달렸던 롯데는 8월에 14승8패1무(승률 0.636)를 하고도 5강 진입을 하지는 못했다.

이런 평가는 어느 순간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주전들의 부상, 그리고 롯데와의 2연전처럼 전혀 납득이 어려운 대참사를 연거푸 당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 과연 허 감독이 지향하는 데이터야구가 쓸모가 있느냐는 무용론까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짧은 선수 경험에서 오는 선수들의 섬세한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데다 워낙 변수가 많은 야구경기의 특성상 데이터로 계량할 수 없는 부문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한계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즌 초반 바람을 일으켰던 'Two Huh'가 올시즌이 끝난 뒤 팀을 어떤 모습으로 바꾸어 놓게 될지 두고 볼일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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