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와 완벽한 부활을 알린 서건창은 구단으로부터 사실상 전액 보장된 2년 최대 12억 원의 파격적인 비FA 다년 계약을 선물 받았다. 반면 한화를 거쳐 두산 베어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아섭은 거듭된 부진 속에 2군을 전전하며 내년 거취조차 불투명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 같은 희비 쌍곡선의 배경에는 냉혹한 프로 세계의 생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키움의 유니폼을 다시 입은 서건창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타격 감각을 뽐내고 있다. 내야 안팎을 가리지 않는 성실함에 더해 리그 정상급의 출루율과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꾸준히 마크하며 팀의 상위 타선과 주전 2루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공수에 걸친 헌신과 베테랑의 품격을 그라운드에서 온전히 증명해낸 셈이다. 구단 역시 이러한 선수의 가치를 발 빠르게 재평가해 당초 초안이었던 규모를 두 배로 키우며 확실하게 예우했다.
두 선수의 운명을 갈아치운 결정적 요인은 결국 생산성과 활용도였다. 타석에서 팀에 실질적인 승리를 안겨주는 선수는 구단의 대형 투자를 이끌어낸 반면,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지우지 못한 채 경쟁력을 잃어버린 베테랑은 차가운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친정팀의 환영 속에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서건창과 현역 연장의 기로에서 마지막 사투를 벌이는 손아섭의 처지는 프로야구 무대가 얼마나 결과론적이고 철저한 실력 중심의 사회인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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