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41] 핸드볼에서는 왜 ‘골키퍼’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7-03 06:35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 골키퍼 박새영의 지난 시즌 경기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 골키퍼 박새영의 지난 시즌 경기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핸드볼에서 골키퍼는 축구, 아이스하키 등과 똑같이 골을 막는 역할을 하는 선수를 지칭한다. 한 팀에서 뛰는 7명 선수 가운데 가장 수비적인 선수로 상대 팀이 골을 넣지 못하게 막는다.

골키퍼는 외래어인데 영어로 ‘Goalkeeper’라고 쓴다. 말 그대로 골(Goal)을 막는 사람(keeper)이다. 영어 골은 득점에 성공한 행위 자체를 말한다. 키퍼는 붙잡는다는 의미인 ’keep’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을 써서 막는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영어 어원에 따르면 키퍼는 중세 영어 ‘kepere’에서 유래한 것으로 관찰하고 탐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5세기에 어떤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1744년부터 크리켓에서 스포츠용어로 처음 사용됐다. (본 코너 308회 ‘골키퍼(Goalkeeper)를 알면 골이 보이는 이유’ 참조)
축구에서 골키퍼라는 단어는 1867년 셰필드 규칙에 처음 등장한다. 당시에는 지정된 선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골에 가장 가까운 수비 진영에 있는 선수’를 의미했다. 핸드볼은 축구에서 쓰는 골키퍼 용어를 독일에서 처음 핸드볼을 선보일 때 가져온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로 골리(Goalie)라는 표현도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골키퍼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6년 3월16일자 ‘『각교순방기(各校巡訪記)』 교문(校門)을떠나는 선수(選手)의면영(靣影) 신춘(新春)스폿 스의활약(活躍)은여하(如何) —(1)— 유사이래(有史以來)첫공훈(功勳)’ 기사는 ‘연희야구(延禧野球)의거성최군(巨星崔君)은야구(野球)에는투수(投手)이오축구(蹴球)에는꼴깁퍼이엇다’고 전했다.

골키퍼는 5공화국 시절 축구 용어 정비사업을 펼치면서 문지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북한에서 이 말을 오래 전부터 써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영어 원어대로 골키퍼라고 다시 쓰게 했다. 세계에서 만국어로 통하는 축구 포지션 중의 하나인 골키퍼를 의도적으로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 따랐던 것이다.

국제핸드볼연맹과 대한핸드볼협회 경기규칙에 따르면 골키퍼는 골에어리어 안에서 수비 시 신체 어느 일부분으로 볼을 다룰 수 있다. (본 코너 1127회 ‘‘골 에어리어’에서 ‘에어리어’를 왜 ‘지역’이라 말할까‘ 참조) 상대 팀의 골키퍼를 포함한 경기장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다른 색상의 저지를 입어야 한다. 대개 골키퍼는 특수한 긴 바지를 착용한다. 골키퍼가 반칙으로 퇴장하거나 부상으로 경기를 하지 못할 때는 다른 골키퍼를 출전시킨다. 만약 골키퍼 교체 선수가 없을 경우는 필드 플레이어 선수가 골키퍼를 대신할 수 있다. 핸드볼 골키퍼도 축구처럼 키가 클수록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국가대표출신 골키퍼 디터 바르트케는 키가 2m16(7피트 1인치)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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