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는 총이나 권총 등의 발사장치를 말한다. 방아쇠는 한자어에서 변형된 우리말이다. 한자로 일부러 불을 붙인다는 의미인 ‘방화(放火)’와 ‘철(鐵)’을 의미하는 우리말 ‘쇠’의 합성어이다. 이 말은 예전에 화승총에서 화승을 끼는 굽은 쇠를 이르는 말로 총을 쏠 때 화약에 불을 붙이는데 쓰였다. 이후 방아쇠는 소총이나 권총 등의 방아틀 뭉치에 붙어 있어 손가락으로 잡아당겨 발사하는 장치를 의미했다.
방아쇠를 영어로 ‘Trigger’이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rigger’의 어원은 끌어 당긴다는 의미인 중세 네덜란드어 ‘Trecker’에서 유래했다. 초기 영어 ‘’Tricker’로 차용됐다가 1600년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쓰였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때부터 방아쇠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0년 12월 13일자 ‘獵銃(엽총)으로 祖母(조모)를 殺害(살해)’ 기사는 ‘지나간팔일오후일시경예 대판부풍능군긔면촌자목락(대판부풍능(大阪府豐能)□기면시자목낙(箕面市字牧落))에사는룽상젼희대송(농상전희대송(農上田喜代松))의이남복태랑복태랑(福太郞)(구(九))이가 탄한을재여둔산양총을가지고 작난을하다가 방아쇠를잡아다렷슴으로 그압헤셔불을때고잇든자긔의조모 셰이(육일(六一))의오른편목이마젓는지라 곳지뎐뎡(지전정(池田町))애엇는희생병원(회생병원(囘生病院))에입원을하얏스나 피가만이나오고 또한년령이만음으로위즁하다더라’고 보도했다. 엽총을 갖고 장난을 하다가 방아쇠를 잡아 당겨 옆에 있던 조모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방아쇠 같은 장치는 총보다 훨씬 오래됐다. 이미 석궁에서 사용된 기술이다. 석궁은 화살을 걸어 장전한 상태로 들고 다니다가 발사할 때 방아쇠를 눌러서 쏘는 무기다. 현대 레저용으로 개량된 석궁을 보면 총기류와 비슷한 방아쇠를 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본 코너 1184회 ‘왜 ‘화살’이라고 말할까‘ 참조)
서양에서는 고대 로마, 그리스 시대부터 사용했고 동양에서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때부터 사용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연대가 기원전까지 올라가는 의외로 유서깊은 장치이다. 최초의 총이라 할 만한 화승총은 손가락에 낄 수 있도록 방아쇠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