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47] 유도에서 왜 ‘KATA’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10-26 08:18
유도 카타는 기봉 동작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본'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전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 모습.
유도 카타는 기봉 동작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본'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전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 모습.
국제유도연맹(IJF)은 2015년부터 KATA 세계선수권대회를 별도로 열고 있다. 한국은 2019년 제5회 KATA 월드챔피언십을 충청북도 충주시에서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 아부다비 월드챔피언십에는 한국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참가했다.
유도의 '카타'는 태권도의 품새에 해당한다. 유도 기술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정형화된 동작을 말한다. 이 말은 한자어 ‘형(型)’의 일본어 발음이다. 영어로도 일본어 발음으로 그대로 쓴 것인데 1950년대부터 영어권 국가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일본 유도 창시자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郞, 1860-1938)가 만든 다양한 동작을 묶어 ‘KATA’라고 지칭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KATA’는 유도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하지만 중국 등에서도 오래전부터 무술에서 비슷한 의미를 단어를 사용했다. 당나라 때부터 중국 무술에서 이 말을 썼다. 만다린어로는 ‘타올루(套路)’라고 말한다. ‘씌울 투(套)’와 ‘길 로(路)’자를 써서 체계적인 무술동작이라는 의미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은 ‘품새’라는 말을 쓰며, 국제태권도연맹은 ‘틀’이라는 단어를 쓴다.
유도는 과학적인 원리에 맞추어 공격과 방어 방법을 익혀 심신의 힘을 가장 유효하게 사용하는 무예로서 수련방법은 카타와 자유연습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카타는 잡기와 받기, 즉 기술을 거는 사람(잡기)과 기술을 받아 주는 사람(받기)을 정하여 서로 약속한 가운데 유도의 기술 원리를 동작으로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는 카타를 ‘본(本)’이라고 이야기한다. 카타는 ‘메치기 가타’, ‘굳히기 가타’, ‘부드러운 가타’, ‘호신의 가타’, ‘고또깐(講道館) 호신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카타의 원리를 체득하고 힘의 작용, 몸쓰기, 기울이기 등의 실제 기술들을 정확하게 체득하는데 의미가 있다.
카타는 자유연습의 수련과정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유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서 올림픽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경기화되고 자유연습으로만 치우치면서 규범(規範)을 배우고 기술의 원리와 기술을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는 카타의 수행이 등한시 됐다. 1997년 ‘전(全)일본유도가타(形)경기대회’를 시작으로 2007년 ‘고또칸(講道館) 가타국제경기대회’, 2009년 ‘국제유도연맹(IJF) 유도가타월드컵’ 등 전 세계적으로 카타경기가 개최되는 등 서서히 각광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유도회 카타위원회를 중심으로 강습회 및 각 경기에 카타(本形) 대회를 병행하여 유도 보급과 확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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