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결과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한국 여자배구가 일본과의 VNL 맞대결에서 연속 완패 기록을 5경기로 늘렸다는 점에서 더욱 무겁다. 김연경이 코트를 누비던 2019년 보령 대회에서 일본을 3-0으로 제압한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계속된 0-3 패배 행진이다.
세계 랭킹의 격차만큼이나 경기 내용도 차이를 보였다. 이미 8강행을 확정지은 일본(5위)이 8승 2패로 대회를 순항하는 동안, 한국(34위)은 1승 9패로 최하위 수렁에 빠져있다. 전날 폴란드에 패한 여파로 18위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맞은 일본전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극적인 순간은 강소휘가 만들어냈다. 치열한 랠리 끝에 성공한 오픈 공격으로 24-24 듀스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마무리 능력이 한 수 위였다. 25-25 상황에서 아라키 아야카의 속공으로 앞서나간 일본은 최근 에이스로 급부상한 사토 요시노의 오픈 공격으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는 더욱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강소휘와 문지윤(흥국생명)의 맹활약으로 20-16까지 앞서며 세트 승리 가능성을 보였던 한국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와 날개 공격수들의 연속 득점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7점을 연속 내줬다. 20-23으로 역전당한 한국은 이다현의 이동 공격으로 연속 실점은 막았지만, 일본이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개인 성적을 보면 한국 측에서는 강소휘가 14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육서영(IBK기업은행)이 10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일본의 삼각편대 화력은 차원이 달랐다. 와다 유키코 18점, 사토 17점, 아키모토 11점으로 한국 공격진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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