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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549] 근대5종에선 왜 ‘수영 200m’를 종목으로 할까

2025-09-19 06:40:45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전웅태가 수영 200m 경기를 마치는 장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전웅태가 수영 200m 경기를 마치는 장면.
근대5종은 올림픽 종목 가운데서도 가장 ‘복합적’인 경기이다. 펜싱 에페, 수영 200m, 장매물 경기, 사격과 달리기(레이저런) 등 5개 종목을 세부 종목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본 코너 1541회 ‘근대5종은 왜 5개 종목을 하나’, 1546회 ‘근대5종에서 왜 ‘레이저런(Laser-Run)’이라 말할까‘, 1547회 ’근대5종은 왜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로 대체하려할까‘, 1548회 ’근대5종에서 왜 펜싱 '에페'를 할까‘ 참조)

수영 200m는 자유형으로 기록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수영 종목은 평영, 배영, 접영, 자유형 등 4개로 나뉜다. 자유형만이 유독 한자어로 모형 형()’를 쓴다. 모양을 의미하는 말이다. 나머지 3종목은 헤어칠 영()’으로 표기한다. 자유형만이 이 아닌 을 쓴 이유는 수영 역사와 관계가 깊다. 수영 자유형 종목은 1896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있었다. 원래 경기 종목으로서 수영은 누가 물에서 가장 빨리 가느냐를 겨루는 것이었다. 아테네올림픽 당시에는 참가 선수들이 인류가 가장 오래동안 해온 평영으로 경기를 했다. 하지만 아테네올림픽 이후 역사가 오래된 평영보다 빠른 배영이 등장하며 다음 대회인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배영을 새로운 종목으로 채택했다. 전통있는 평영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후 크롤(crawl)이라는 새로운 영법이 등장하면서 자유형은 이 방법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유형으로 평영을 선택하는 선수들이 없어지고, 대부분 크롤링으로, 배영은 백크롤링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던 것이다. 이에따라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부터 평영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식 종목으로 결정했다. (본 코너 803수영 자유형(自由型)’은 왜 ()’ 대신 ()’을 쓸까참조)

수영 자유형은 남자 50, 100, 200, 400, 800, 1,500m, 여자 50, 100, 200, 400, 800m 종목이 있다. 근대5종에서 이 가운데 200m를 채택한 이유는 단순히 체력 측정용이 아니라, 종목의 태생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먼저 군사적 기원이다. 근대5종은 ‘근대 군인의 이상적인 능력’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적진에서 탈출하거나 전투 중 강·호수 같은 수역을 건너야 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따라서 빠르게 수영해서 건너는 능력이 필수로 여겼다. 200m라는 거리가 갖는 상징성도 있다. 이 거리는 50m 풀 기준으로 왕복 4회, 25m 풀 기준으로 8회를 해야 한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이다. 순간 스피드와 지구력, 호흡 조절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올림픽 수영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표준화된 거리라 국제대회 운영에도 적합했다. 다른 종목과의 균형도 고려했다. 근대5종은 5가지 종목의 종합능력을 평가하는 대회이므로, 지나치게 긴 거리를 피했던 것이다. 200m는 근력, 지구력, 기술의 균형을 잘 보여줄 수 있어 ‘종합경기 안의 수영’으로 자리 잡았다. 끝으로 스피드 종목으로서의 상징성이다. 펜싱·사격은 집중력, 레이저런은 체력과 멘탈, 장애물 경기는 민첩성과 도전정신을 본다면, 수영은 물속에서의 스피드와 생존 능력을 나타내는 종목이다.
근대5종 경기에서 200m 자유형은 단순히 수영 경기가 아니라, 군인이 강을 건너 전투를 이어가는 상황을 가정한 생존능력 테스트에서 비롯됐으며, 스피드와 지구력의 절묘한 균형 거리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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