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천보홰불상 체육대회는 1937년 김일성이 지휘한 보천보 전투를 기념하는 대회이다. 항일무장투쟁에서 ‘혁명의 불길(홰불)’이 타올랐다는 상징을 내세워 청년·학생들에게 항일혁명 전통을 교양시키는 목적이 강하다.
보천보홰불상 체육대회에서 ‘보천보홰불’은 ‘보천보’라는 지역 명칭과 횃불의 북한식 표기인 ‘홰불’이 합해진 단어이다. 보천보(普天堡)는 김일성이 1937년 대항일무장투쟁을 주도했다는 역사적 사건의 장소인데, ‘하늘 아래 두루 퍼진 보루(요새)’라는 뜻이다. 지리적으로 국경 요충지였음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위치는 함경북도 갑산군 인근으로 압록강을 건너면 중국 지린성(길림성) 장백현과 맞닿는 국경 지역이다. 보천보 전투는 김일성의 항일유격대가 이곳을 기습해 전 세계에 항일투쟁을 알렸다는 선전 서사로 발전했다.
북한은 1937년 6월, 보천보 전투를 기점으로 “혁명의 홰불이 온 땅에 타올랐다”고 말한다. 그래서 보천보홰불 체육대회에서 청년, 학생들이 뛰며 환호하는 모습은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불을 들라”는 다짐으로 읽힌다. 개막식에서 횃불이 타오르면, 그것은 단순한 불이 아니라 기억과 계승의 불길을 상징하는 것이다.
북한 3대 체육대회는 4월 만경대상 대회, 5월 백두산상 대회, 6월 보천보홰불상 대회가 연이어 벌어진다. 북한의 체육대회는 기록을 위한 무대라기보다는 이야기를 위한 무대로 보인다. 그 이야기의 주제는 언제나 ‘혁명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로 통하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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