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대주자나 대수비, 대타 상황에서도 김혜성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경기 운용 문제가 아니라, 포스트시즌 전략 속에서 그의 출전 기회가 사실상 제한돼 있음을 보여준다.
다저스는 DS 2차전까지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NL 챔피언십시리즈(CS) 진출 가능성을 88.9%까지 끌어올렸다. 역대 5전3선승제 DS에서 1,2차전을 연속 승리한 팀의 90번 중 80번이 시리즈를 통과했고, 이 중 54번은 스윕으로 끝났다. 이처럼 다저스는 NLCS 고지의 9부 능선에 올라섰지만, 김혜성은 여전히 벤치에 머물러 있다.
김혜성은 2루, 유격수, 3루, 중견수까지 소화 가능한 다재다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빠른 주루 능력으로 대주자 역할도 수행할 수 있으며, 수비와 주루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1~3점차로 팽팽한 승부 상황에서 김혜성을 기용하지 않았다.
실제로 DS 2차전에서는 0-0이던 7회초 미구엘 로하스 타석에 맥스 먼시를 대타로 내보냈고, 8회와 9회에도 외야 대수비와 대주자 활용에서 김혜성은 배제됐다.
포스트시즌 전략상 김혜성이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7회 이후 정도로 제한된다. 승부가 팽팽한 상황에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과 경험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CS에서 우완 선발 투수 앞에서도 기용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DS 3차전 선발 우완 애런 놀라를 상대할 때도 출전 기회는 사실상 낮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다저스가 이번 포스트시즌을 거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 해도, 김혜성에게 이번 시즌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구경꾼 시즌'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시즌 내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전력에 기여할 수 있었음에도,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번의 출전 기회도 받지 못한다면 그의 공헌과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록으로만 남게 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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