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내부에서도, 일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온다는 말이 이미 돌고 있었을 것이다. 단지 그 시점이 포스트시즌, 그것도 NLCS 1차전이었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사사키는 포스트시즌에서 놀라운 직구 구위를 앞세워 다저스 불펜의 비밀병기처럼 쓰였다. 특히 NLDS 4차전에서는 세 이닝을 완벽하게 막으며 시속 101마일을 연이어 꽂았다.
그런데 그 다음 등판에서 그의 평균 구속은 1.5마일(약 2.4km) 낮아졌다. 이는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라기보다는, 강한 투구 후 일정한 구속 하락이 따라오는 '사사키식 사이클'이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문제는 그 원인을 누구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구속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이유는 모른다"고 했다. 팀 내에서도 '피로 누적'부터 '루틴 적응 문제', 심지어 '환경 변화 스트레스'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확실한 건 없다. 사사키 본인조차 몸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단기 해법보다 '관리 패턴'을 찾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사사키가 강하게 던진 뒤 구속이 떨어지는 경향이 반복된다면, 그 흐름을 전제로 등판 간격과 투구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그의 폭발적인 구위를 온전히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사사키는 여전히 '미스터리맨'이다. 그의 공은 누구보다 빠르고, 그만큼 변동도 크다. 지금으로선 원인을 찾는 것보다, 그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게 다저스의 숙제가 되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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