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창민은 2011년 1라운드 4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 삼성 왕조 시절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고, 2016년에는 25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 역할까지 맡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그는 내리막을 걸었다. NC 이적 후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2024년에는 1군 등판조차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평균자책점 8.84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고, 결국 방출됐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시범 경기에서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거기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은퇴 이야기가 나올 법했다. 하지만 그의 나이 32세. 그만두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FA가 됐지만 그 권리를 포기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지만, 이 선택은 단순한 현실 수용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의 커리어가 끝나는 순간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FA 자격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이동의 권리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새로운 팀을 두드릴 수도 있고, 잔류를 통해 자신을 증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심창민은 그 문 자체를 열지 않았다. 만약 시장에 나섰다면 그의 가치는 구속, 구위, 제구 같은 현재 수치로만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는 그 평가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LG 입장에서도 심창민의 잔류는 부담이 없을 수 있다. 이미 큰 역할을 기대한 전력은 아니었고, 연봉도 높지 않다. 경험 많은 베테랑이 팀에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젊은 불펜 투수들에게 간접적인 학습 환경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LG가 그의 재도약을 확신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 당장 정리할 이유가 없다. 이 애매함이 오히려 심창민에게는 '시간'을 준다.
결국, 심창민의 FA 권리 포기는 다시 한 번 LG에 '읍소'하기 위한 제스추어일 수 있고, LG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은퇴하겠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심창민과 LG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팬들은 주시하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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