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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바르고 인성 좋아보인다" vs "우승 목격자 인터뷰다" 김혜성에 대한 한일 팬들의 상반된 반응, 왜?

2025-11-11 07:00:11

김혜성이 구단 전세기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고 미소 짓고 있다. [다저스 구단 소셜미디어 캡처]
김혜성이 구단 전세기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고 미소 짓고 있다. [다저스 구단 소셜미디어 캡처]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김병현 이후 21년 만에 나온 한국인 우승 선수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그러나 귀국 직후 그를 둘러싼 여론은 축하보다는 부친의 과거 채무 문제에 쏠렸다. 공항에서 채권자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했고, 이 장면은 그대로 김혜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김혜성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시즌 경험과 우승 소감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적응 과정, 야마모토 요시노부와의 관계,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인상 등 야구 이야기 중심이었다. 하지만 부친의 '빚투'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인터뷰의 내용은 동일했지만, 이 장면을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본에서는 김혜성을 향한 칭찬이 이어졌다. 정장을 단정하게 입고 자세를 바로 한 모습, 말을 천천히 정리해 표현하는 태도, 팀 동료를 존중하는 답변 방식 등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 팬들이 판단한 근거는 오직 인터뷰 화면과 말투, 즉 보이는 장면이었다. 일본은 김혜성의 부친 채무 문제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 자체를 거의 알지 못한다.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혜성은 그들에게 우승팀 소속의 성실해 보이는 선수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 인터뷰가 논란과 함께 소비된다. 부친의 채무 문제는 오래된 이슈이고, 김혜성이 과거부터 이 문제와 함께 주목되어온 상황 역시 대중이 알고 있다. 부모의 빚은 자녀가 갚아야 할 법적 의무가 없지만, 한국의 여론은 스타 선수에게 경기력뿐 아니라 도의적 책임과 대응 방식까지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김혜성이 침묵을 유지한 채 야구 이야기만 한 인터뷰는 한국 팬들에게 논란을 외면한다는 인상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부친 문제에 대한 질문 자체가 없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질문이 없는데 답을 할 수는 없다.

결국 두 나라의 반응 차이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정보의 차이에서 생긴다. 일본은 인터뷰 화면만 본다. 한국은 논란 전체를 알고 있다. 일본은 인상으로 판단하고 한국은 맥락으로 판단한다. 일본에서는 "예의 있어 보인다"가 자연스럽고, 한국에서는 "정리부터 해야 한다"가 먼저 나온다.

김혜성은 앞으로도 두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선수로서의 성장과, 부친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정리. 이 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여론은 다시 움직일 것이다. 다만, 선수 본인의 현재를 판단할 기준은 그의 태도와 경기력에 있어야 한다. 부친의 과거가 김혜성의 야구를 대신 설명할 수는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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