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후 사실상의 첫해를 마쳤다. 기대와 달리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기복을 보였다. 타율은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력과 주루 생산성에서 기대만큼의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팀 내에서는‘중견수로서의 수비 범위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현지 평가 또한 비판적이다. 데이터상으로는 리그 평균 이하의 수비 지표를 기록했고, 일부 현지 매체는 이정후를 코너 외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현지 유력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도 가세했다. 매체는 12일(한국시간) 자이언츠의 오프시즌 구상을 다루며 "팀이 중견수 보강에 나설 경우, 이정후를 코너 외야수로 옮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체 자원으로 트렌트 그리샴, 해리슨 베이더 등을 언급했다. 그리샴은 수비 지표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베이더는 수비력 면에서는 확실한 업그레이드로 평가된다. 즉, 자이언츠가 수비력 중심으로 외야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여전히 적응의 시간을 갖고 있다. 빅리그의 타구 속도, 외야 크기, 수비 포지셔닝 등 모든 요소가 KBO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구단이 중견수 자리를 고정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내는 건, 선수 본인에게는 경고나 다름없다.
이정후가 내년에 반등하기 위해선 타격 지표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확실한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샌프란시스코가 수비 재편을 검토하는 이유는 단순한 포지션 이동이 아니라 이정후 중심의 외야 구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스스로 그 자리를 지켜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역할로 팀에 녹아들 것인가. 이정후에게 2026 시즌은 적응이 아니라 증명의 시간이 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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