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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탓 변명은 제발 그만…일본전 패인은 투수 기량 부족

2025-11-16 05:04:44

일본에 참패한 한국야구
일본에 참패한 한국야구
한국 야구대표팀이 15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4-11 경기에서 참패했다. 일각에서는 ABS(자동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탓을 했다. 인간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아 투수들이 부담을 느껴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한 변명일 뿐이다. 어제 경기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투수 기량의 한계였다. 한국 투수진은 8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볼넷을 남발했다. ABS나 스트라이크존 문제와는 무관하다.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고 위기 상황을 관리하지 못한 투수가 문제였다. 실제로 한국 투수들은 ABS가 있어도 볼넷을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타자들은 한국 투수들의 불안정한 제구를 정확히 읽고 공략했다. 만약 투수가 기본기와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ABS 유무와 상관없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운영상 판단 미스도 있었다. 5회 대량 실점은 벤치가 흐름을 끊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근본 원인은 믿을 만한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투수가 제구와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전략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경기였다. 결국 패배의 근본 원인은 투수진의 구위와 제구력 부족, 위기 상황을 버틸 수 있는 투수 부재였다.
레전드 투수들은 젊은 투수들에게 단순하지만 무거운 조언을 남긴다. "직구나 똑바로 던져라." 평균 구속은 빨라졌지만 공은 더 쉽게 맞고, 투구 수는 늘어나며, 이닝 소화 능력은 줄어든다. 구속 경쟁 속에서 '공을 던진다(throwing)'와 '투구를 한다(pitching)'의 차이가 사라진 것이다.

OB 베어스 박철순은 "투수의 기본은 직구"라고 강조한다.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변화구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KBO에서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안정적인 젊은 투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빠른 공은 있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능력과 상황별 활용 능력은 부족하다.

최초의 한인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150km를 던지면 뭐하나.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데"라고 한탄한다. 트랙맨 수치, 회전수, 구속이 강조되지만 경기에서는 카운트를 잡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강속구는 투수를 완성시키는 도구이지, 투수 그 자체가 아니다.

15일의 일본전은 한국 투수들이 직면한 한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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