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난의 선봉에는 '캡틴' 저지가 있다. 대회 내내 "WBC는 월드시리즈만큼 중요하다"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강조했던 그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팀 타선이 단 3안타에 그치며 빈타에 허덕일 때, 주장의 방망이는 단 한 번도 불을 뿜지 못했다. 마르카는 그를 향해 "기록상으로는 존재했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유령"이라며,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소극적인 리더십과 결정적 순간의 침묵을 패배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마운드에서의 공백은 더욱 뼈아팠다. 디트로이트의 에이스 타릭 스쿠발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이기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는 대회 시작 전부터 조별리그 영국전 1경기만 소화하고 소속팀 스프링캠프로 복귀하겠다는 전례 없는 조건을 내걸었다. 실제로 미국 마운드가 결승전 고비마다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동안, 스쿠발은 소속팀의 연습 경기에 등판하며 '자신의 시즌'만을 준비했다. 이를 두고 현지 팬들은 "국가대표 자리를 컨디션 점검용으로 이용했다"며 분노하고 있으며, 외신들 역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마음은 이미 디트로이트에 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종주국이라는 자만심에 빠져 '도망간 에이스'와 '실종된 주장'을 방치한 미국 야구. 이번 준우승은 그들이 보여준 안일함이 불러온 명백한 자업자득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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