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제32회 장성교육지원청 교육장기 학년별 육상경기대회가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운동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참가 선수들이 사전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 [김원식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40816053704144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트랙 위를 달리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아직 서툴렀지만, 그 안에는 분명 충만한 어떠한 시작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문득, 이 평범해 보이는 장면들이 한 시대를 달리며 보냈던 한 마라토너의 출발선과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스쳤다.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필자 역시 처음부터 위대한 선수는 아니었다. 누군가의 응원 속에서, 혹은 별다른 주목 없이, 이러한 작은 지역 대회 트랙 위를 달리며 점차 나만의 호흡과 보폭을 익혀갔을지도 모른다.
트랙 위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전부가 아니었다.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 긴장으로 굳은 얼굴들, 결승선을 통과한 뒤 터져 나오는 환호와 아쉬움,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나누는 위로와 격려까지, 모든 순간과 장면이 ‘교육’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교실에서 글과 말로는 배울 수 없는 끈기와 인내, 패배를 받아들이는 태도, 축하를 건네고 다시 도전하는 용기 모두가 이곳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결국 화려해 보이는 국가대표 선수 타이틀도,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서는 원동력도 오랜 기간 축적된 인내와 자기 절제에서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 진짜 뿌리는 어쩌면 이런 작은 대회,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한 지역의 운동장에서 심어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날 내가 본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레이스도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이 중 누군가는 앞으로도 계속 달릴 것이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것이고, 누군가는 멈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경험이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남아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종 스포츠를 결과로만 평가하기도 한다. 메달의 색깔, 기록이라는 숫자, 순위의 높고 낮음으로만 모든 가치를 판단한다. 그러나 교육장기 육상대회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장면들은 그 이전의 이야기다. 시작하는 법,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법, 끝까지 자신을 믿는 법, 그리고 자신의 꿈을 목격하는 법.
이날 트랙 위를 달리던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며 더욱 확신하게 된다. 위대한 선수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런 작은 출발선 위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만들어진다. 그 첫걸음을 지켜보는 일은 내게도 생각보다 훨씬 의미 있고, 훌륭한 공부였고,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이번 대회 역시 경쟁을 넘어 배움과 성장, 서로의 스포츠 정신을 나누는 장으로서 봄날보다 더욱 따스하게 빛났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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