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144경기가 세계적으로 특별히 많은 숫자는 아니다. 메이저리그는 팀당 162경기, 일본프로야구도 143~144경기를 치른다. 숫자만 놓고 보면 KBO가 유난히 혹사 구조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환경이다. 한국의 여름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염이 길어지고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장마, 이동 거리, 촘촘한 일정, 야외 구장 비중까지 고려하면 같은 144경기라도 선수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KBO가 경기 수 조정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경기 수는 곧 수익과 연결된다. 더 많은 경기는 더 많은 중계 콘텐츠를 의미하고, 광고와 스폰서, 입장 수입에도 영향을 준다. 최근 KBO가 흥행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144경기 체제 변화는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리그 비즈니스 구조의 변화다.
하지만 돈과 안전은 언제까지 충돌하는 문제로 남아야 할까. 돔구장 확대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적다. 하지만 전국 모든 구장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그 사이 KBO가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대안도 필요하다.
경기 수 조정 역시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영구적인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폭염이 반복되고 기후 환경이 변하는 시대에 맞춰 혹서기 일정과 경기 운영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차원의 논의다.
선수 보호와 관중 안전은 리그 흥행의 기반이다. 스타 선수들이 건강하게 뛰고, 팬들이 안전하게 경기장을 찾을 수 있어야 1000만 관중 시대도 의미가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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