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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1-14도 뒤집는 게 야구인데'…염경엽 감독의 조기 승부 포기와 '미래' 발언에 LG 팬들 분노 폭발

2026-08-29 06:21:16

염경엽 LG 감독
염경엽 LG 감독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라도 야구는 언제든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스포츠다. 그래서 팬들은 패배 자체보다, 경기를 내려놓는 듯한 모습에 더 큰 실망을 느끼기도 한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는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3-13으로 패했다. 결과보다 팬들의 마음을 흔든 것은 경기 운영 방식이었다.

LG는 3회초까지 2-9로 끌려갔다. 선발 박시원이 1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급하게 투입된 이정용 역시 2⅓이닝 동안 4실점하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염경엽 감독은 더 이상의 소모를 막는 쪽을 선택했다. 3회말 공격과 4회초 수비에 들어가면서 주전 6명을 교체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보다는 이후 일정을 고려한 운영이었다.

염 감독의 판단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LG는 다음날에도 불펜데이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선발이 조기에 무너진 경기에서 필승조까지 투입한다면 이후 경기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는 한 경기의 승패보다 마운드 전체 운용이 중요하다. 감독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팬들이 폭발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염 감독은 가진 카드가 한정된 상황이었고 실점이 계속 나올 것 같았으며, 2회, 3회 더 끌고 간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을 흐름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3회에도 실점이 나오는 순간 이제는 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직관 오신 팬들께는 죄송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우리 미래들을 봐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 '미래'라는 표현이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팬들이 받아들인 의미는 달랐다. 경기에서 패할 수는 있지만, '현재 경기보다 미래를 위해 내려놓았다'는 메시지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 팬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야구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 2024년 6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롯데는 4회초까지 1-14로 뒤졌다. 13점 차 열세였다. 누구도 쉽게 뒤집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타선이 폭발하며 15-14까지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15-15 무승부로 끝났지만, 야구가 왜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봐야 하는 스포츠인지 보여준 경기였다.

KBO리그 역사에서도 대역전은 존재한다. 2013년 5월 8일 인천 경기에서는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에 1-11로 뒤지다가 13-12 역전승을 거뒀다. 10점 차도 뒤집힌 것이다.

염 감독의 선택을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음날 경기까지 고려해야 하는 감독의 계산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의 판단은 결과뿐 아니라 메시지로 평가받는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과, 경기 자체를 내려놓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다르다. LG 팬들이 원했던 것은 반드시 역전승이 아니었다. 끝까지 싸우는 모습, 그리고 그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을 존중한다는 메시지였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전체를 바라봤고, 팬들은 그날 경기를 바라봤다.

이번 논란은 우승을 노리는 팀이 반드시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를 보여준다. 지는 경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을 팬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강팀의 기준은 승리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패배하는 순간에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까지 포함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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