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에타이는 태국어 ‘มวยไทย(Muay Thai)’를 로마자로 옮긴 것이다. 여기서 ‘무에(mวย, muay)’는 싸움이나 격투, 권투와 같은 무술을 가리키는 말이고, ‘타이(ไทย, Thai)’는 태국 또는 타이족을 뜻한다. 따라서 말 그대로 풀면 ‘타이의 격투’, 또는 ‘태국의 무술’ 정도의 의미가 된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뉴스 검색에서 무에타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가 1999년이전까지의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겨레신문 등 등재된 우리나라 신문 기사를 다루고 있는만큼 우리나라 언론은 2000년대이전까지 무에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오늘날 영어권에서는 무에타이를 흔히 ‘Thai boxing’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무에’를 곧바로 ‘복싱’이라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무에는 오늘날의 서양식 복싱과 정확히 같은 개념이 아니다.
무에는 보다 넓게 격투와 싸움의 기술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특히 태국의 전통적인 격투 문화에서는 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발차기, 무릎, 팔꿈치, 클린치 등 신체 여러 부위를 이용한 싸움의 기술이 발전해 왔다.
결국 무에타이라는 이름에는 처음부터 ‘주먹으로 싸우는 스포츠’라는 좁은 의미만 들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몸 전체를 이용해 싸우는 태국의 전통적인 격투 문화를 가리키는 말에 가까웠다.
태국의 전통 격투술은 오랫동안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무에타이라는 이름 하나로만 불리지 않았다. 과거에는 지역과 시대, 맥락에 따라 여러 표현이 사용됐다. 특히 ‘무에 보란(Muay Boran)’, 즉 ‘고대의 무에’라는 표현은 현대 스포츠로 정착되기 이전의 전통적인 격투 기술들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무에타이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전통 사회에서 격투술은 전쟁과 자기방어, 지역의 민속문화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 스포츠의 규칙과 경기장이 만들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경기 시간과 체급, 심판, 글러브 등 현대적인 스포츠의 요소들이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싸움의 기술은 점차 하나의 ‘스포츠’로 재구성됐다.
그 과정에서 무에타이라는 이름 역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를 갖게 됐다.
즉, 무에타이는 처음부터 완성된 스포츠의 이름이었던 것이 아니다. 태국의 전통 격투 문화가 현대적인 스포츠로 변화하면서 그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 온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무에타이는 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수련되는 격투 스포츠가 됐다. MMA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위해 무에타이를 배우기도 하고, 각국의 체육관에서 무에타이 수련생들이 땀을 흘린다. (본 코너 1886회 ‘왜 ‘종합격투기’라고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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