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2경기(상원고 vs 포철고)에서는 KBO에서 정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사실 외에도 또 다른 특이사항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2학년이라는 사실이다. 프로 입단이나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3학년 선수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2학년 동생들의 선전은 3학년 ‘형님’들에게 자존심 상하는 문제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3년간 3학년들의 선발 출전을 보장했던 상원고는 라인업에 배치된 9명의 선수 중 무려 6명을 2학년으로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고교야구의 실세? ‘사실은 2학년부터’
하지만, 경기 초반만 해도 상원고는 포철고에 리드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박영진 감독 역시 이 점을 지적하면서 경기 내내 안타까움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공격력이 강한’ 상원고 특유의 모습이 드러났고, 9회 말 포철고의 공격이 끝난 순간 전광판은 상원고의 8-4 승리를 알렸다. 세 명의 3학년 ‘형님’들이 무안타에 그치는 동안 6명의 2학년 동생들은 8안타를 합작했다.
이 중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들 중 리드 오프 이동훈과 내야수 이석훈, 류효승, 정장균 등 네 선수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이들 넷이 합작한 안타 숫자는 무려 7개에 달하며, 정장균을 제외한 세 선수는 멀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장균도 9회 초 공격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3루타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1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외야수 이동훈은 발 빠른 재간둥이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 왔다. 포철고와의 경기에서도 3루타와 2루타, 그리고 볼넷을 각각 1개씩 기록하면서 1번 타자 역할에 충실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자원임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두산에서 활약 중인 정수빈과 비슷한 매력을 지니기도 했다. 롤 모델은 추신수.
유격수로 3번 타순에 들어선 이석훈 역시 2안타를 기록하면서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179cm, 68kg으로 다소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의 롤 모델인 김상수 역시 입단 직후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험만 충분히 쌓인다면,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포철고와의 경기에서 ‘한 번에 많은 타점’을 기록한 정장균도 눈여겨볼 만한 인재. 선구안이라는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지만, 한 방이 있는 코너 내야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움직임이 비교적 적은 1루수임에도 불구, 주력도 괜찮은 편이다. 롤 모델은 채태인.
그러나 굳이 위의 네 선수가 아니더라도 포철고 에이스 역시 2학년 한승지였다. 또한, 각지에서 3학년 ‘형님’들을 뒤로하고 주전에 투입되는 2학년 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교야구의 실세는 2학년’이라는 인호봉 전 삼미 슈퍼스타즈 투수의 말처럼, 저학년 때부터 실전 경험을 갖는 이들이 결국 프로나 대학행에도 가까워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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