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선수단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4,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게 아니다."
당시 박 구단주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찾아 이승엽 감독과 선수단을 격려하며 베어스다운 야구를 주문했다. 이 발언에는 두산의 자존심이 담겨 있었다. 두산은 2023년 5위, 2024년 4위를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과거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경쟁했던 팀에게 가을야구 진출은 목표가 아니라 최소 조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은 5위권을 유지하며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3위 도전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마운드 핵심 전력에 변수가 생겼다. 가장 큰 고민은 원투펀치다. 토종 에이스 곽빈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인해 시즌 막판 공백이 불가피하다. 곽빈은 두산 선발진의 중심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단순히 한 경기 빠지는 수준이 아니라, 순위 싸움이 벌어지는 9월에 에이스를 잃는 셈이다.
외국인 에이스 벤자민도 고민거리다. 벤자민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복귀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복귀 시점이 아니라 몸 상태다. 9월 10일 이후 돌아온다고 해도 남은 경기 수는 많지 않다. 투수는 경기 감각과 구위를 되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불펜 피칭과 실전 등판을 거치며 빌드업 과정이 필요한데, 시즌 막판에는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돌아오는 것과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두산이 3위를 노리기 위해서는 결국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곽빈의 공백, 벤자민의 컨디션 회복 여부라는 두 가지 변수가 동시에 발생했다. 김원형 감독의 진짜 시험대가 시작되는 이유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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