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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비거리 분석해보니]골프채의 거짓말과 진실

2015-03-25 10:28:28

[PGA 비거리 분석해보니]골프채의 거짓말과 진실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봄이다. 골퍼들이 가장 기다린 계절이다. 마음은 벌써 필드로 향해 있다. 이에 맞춰 용품업체들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성능이 월등히 향상됐다’는 광고 문구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비거리 성능에 대해서 그렇다. 그런데 골퍼들은 이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의 광고 문구가 과장됐을 것이라고 누구나 짐작은 하지만 데이터가 없다. 용품업체들의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과장이라면 얼마나 그럴까. 그래서 방법을 찾았다. 바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드라이브샷 비거리 통계를 분석한 것이다. 1980년부터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까지의 35년간 데이터를 비교했다.

PGA 투어를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골퍼들이 모인 집단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샷의 일관성이 부족해 잘 맞은 샷과 그렇지 못한 샷의 비거리 편차가 심해 데이터로서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반면 PGA 투어 선수들의 샷은 일관성을 보장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 PGA 투어만큼 방대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축적한 곳도 없다.
[PGA 비거리 분석해보니]골프채의 거짓말과 진실
▲그들은 거짓말을 했다=통계를 살펴보면 1980년 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56.8야드였다. 2015년 현재 평균 비거리는 288.3야드. 35년간 31.5야드 늘었다. 연간 평균 0.90야드씩 증가한 셈이다. 올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해 지난해 수치(평균 비거리 290야드)와 비교하더라도 1980년에 비해 33.2야드 증가했다. 연간 평균 증가치는 0.95야드에 불과하다.

용품업체들의 주장처럼 새로운 드라이버가 직전 모델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매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업체라면 한 발짝 조금 넘는 거리를 최소 10배 이상 뻥 튀긴 셈이다.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바로 비거리에는 드라이버뿐 아니라 볼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볼의 성능도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이버에 적용된 신기술이 비거리에 미친 영향은 더욱 작아진다.

용품업체들이 그동안 새로운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주장했던 ‘비거리 성능의 획기적인 증가’라는 말은 결국 거짓말이었다.
[PGA 비거리 분석해보니]골프채의 거짓말과 진실
▲그들은 가끔 진실을 말한 적도 있다=용품업체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진실일 때도 있었다. 통계를 보면 비거리가 급격히 증가한 구간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5년의 기간이다. 1998년 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270.5야드였다. 2003년에는 286.6야드로 증가한다. 5년 만에 16.1야드나 늘었다.

당시는 골프 클럽 역사에 있어서 ‘대 변혁기’였다. ‘캘러웨이의 ERC 드라이버를 필두로 ‘티타늄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때다. 이전까지의 헤드 소재는 메탈이었다. 티타늄은 스테인리스 등 일반 메탈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강성과 탄성이 뛰어나다.
ERC 드라이버는 또한 반발계수 0.830을 초과해 골프계의 큰 이슈였다. 다른 업체들도 고반발 드라이버를 속속 선보였다. 그러자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나중에 반발계수 제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2000년대로 넘어오는 시기는 ‘빅 헤드’ 열풍과도 맞물려 있다. 공전의 히트를 한 테일러메이드 300시리즈의 열풍을 타고 업체들은 앞 다퉈 빅 헤드 드라이버를 선보였다. 이 역시 나중에 드라이버 헤드 크기 제한 조치의 촉매제가 됐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2000년대 중반 이후 비거리의 획기적인 증가는 보이지 않고 있다. 티타늄을 대체할 만한 신소재가 출현하지 않고, 헤드의 크기도 최대치로 커진 상황과 맞불려 있다고 보면 된다. 카본이 접목된 복합 소재와 사각 드라이버가 잠시 유행해지만 ‘반짝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용품업체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셀프 튜닝’이 가능한 드라이버를 선보이고 있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미치는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다면 최신 드라이버를 더 이상 구매하지 말아야 하나. 그건 아니다. 골프채도 옷이나 자동차와 같은 소비재다. 새로운 걸 구입하고 싶은 건 인간의 당연한 욕구다. 단지 새로운 클럽이 월등히 뛰어날 것이라는 오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조금은 나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골프채의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된 현실에서 꾸준한 연습과 근력 운동이 낮은 스코어와 월등한 비거리를 보장할 뿐이라고 말한다. 김효주가 올 시즌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겨울 동안 단내 나는 체력훈련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 PGA투어 주요 연도별 평균 비거리
연도 평균 비거리(야드)
1980 256.8
1985 260.3
1990 262.7
1995 263.4
1998 270.5
2000 273.2
2003 286.6
2005 288.6
2010 287.5
2015 288.3

*자료=미국프로골프투어
*2015년 통계는 3월 25일 현재.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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