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에 앞서 텍사스에서는 특별한 기록을 세운 이가 등장했다. ‘베테랑’ 애드리안 벨트레(36)가 그 주인공이었다. 벨트레는 현지시각 기준으로 지난 15일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포함하여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날 기록한 홈런은 벨트레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홈런 숫자를 쌓았던 이 베테랑은 이제 ‘명예의 전당’을 보증하는 500홈런에 100개만을 남겨둘 수 있게 됐다.
400홈런 벨트레, 떠오르는 ‘다저스 시절’의 추억
그러나 이러한 벨트레도 사실 젊은 시절에 수비에서는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여러 차례 수비 에러를 범하여 선발 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다. 박찬호 역시 벨트레가 여러 차례 수비 에러를 범하면, 3루를 향하여 ‘왜 그러느냐?’는 제스쳐를 취하며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그러한 수비력을 타력으로 보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은 ‘빅 볼’을 추구하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한 벨트레의 ‘터닝 포인트’는 역시 2004년이었다. 당시 개인 통산 첫 3할 타율과 40홈런, 100타점을 한 번에 성취했기 때문이었다. 48홈런은 단연 리그 1위의 기록이었고, 0.334의 타율 역시 리그 4위에 랭크됐을 정도였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시애틀과 장기 계약에 성공(5년 총액 6,400만 달러)하며 야구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다만, 2004년 이후 시애틀 시절에는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계약 마지막해인 2009년에는 8홈런에 그치며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에도 실패했다. 다만,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두 차례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애틀과의 계약 만료 이후 다시 FA 시장에 나온 벨트레는 보스턴과 1년 단기 계약을 맺었다. 소위 말하는 ‘FA 재수’를 선택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보스턴에서 리그 최다 2루타 기록(49개)을 세움과 동시에 3할 타율(0321)과 두 자릿수 홈런(28개)에 복귀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에 그를 눈여겨 본 텍사스도 벨트레 영입에 나서며 주인 없는 3루 자리를 지키게 했다.
텍사스 이적 이후 다시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벨트레는 2011년 이후 올스타전 3회 출장, 골든글러브 2회 수상, 세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텍사스와의 계약 첫 해에 개인 통산 300홈런을 돌파한 부분도 꽤 흥미로운 점이다.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두 기록을 동시에 세운 이는 행크 아론과 윌리 메이스, 에디 머레이, 라파엘 팔메이로 등 총 4명 뿐이다. 이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이는 ‘약물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팔메이로 뿐이다. 과연 벨트레의 은퇴 시점에서 두 가지 기록이 동시에 달성될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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