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시즌(PS) 부진으로 기사 댓글에 팬들의 비난이 하도 많아 차라리 자신을 욕하는 기사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김현수는 "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 오히려 악성 댓글이 달리지 않겠죠?"라며 웃었다.
농담 반 진담 반이었지만 마음고생이 읽히는 대목. 김현수는 2007년과 2008년 SK와 한국시리즈(KS) 승부처 병살타로 이미 팬들의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이번 PO에서도 김현수는 3차전까지 11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타율이 9푼1리에 불과했다. 1차전 1회 1타점 적시타 이후 10타수 연속 무안타다.
▲멀티히트-볼넷에 7회 쐐기 2루타
어쩌면 김현수의 당부는 반어법이 아니었을까. 절대 비판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는, 아니 쓸 수 없게끔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실제로 김현수의 부탁은 들어줄 수 없는 것이었다. 4차전에서 드디어 4번 타자로서 제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날 김현수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올 시즌 다승왕(19승) 에릭 해커를 상대로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날렸다. 비록 득점하지 못했지만 10타수 연속 침묵을 깬 반가운 안타였다.
4회 볼넷을 얻어낸 김현수는 6회도 귀중한 볼넷을 골라냈다. 선두 3번 타자 민병헌의 2루타로 만들어진 무사 2루에서 김현수는 상대 고의성 짙은 볼넷을 얻어나갔다. 이후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 1사 후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 고영민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았다. 오재원의 안타 때 홈을 밟은 김현수가 대량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었다.
7회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2루에서 김현수는 상대 바뀐 좌완 임정호로부터 시원한 좌중월 2루타로 2루 주자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NC가 김현수를 의식해 좌완으로 바꿨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7-0으로 앞서 사실상 승부가 갈린 8회 김현수는 뜬공으로 물러나 이날 처음 출루하지 못했다.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의 활약이었다.
결국 두산은 7-0 완승으로 1승2패 벼랑에서 벗어나며 승부를 24일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갔다. 2승2패 균형을 맞춘 귀중한 승리에는 김현수의 '멋진 반어법'이 있었다.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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