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캐디의 힘
지난 2015년, 최운정은 데뷔 7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이뤄냈다.
최운정은 아버지에게 늘 자신의 캐디백을 맡겼다. 첫 우승을 한 후 백을 내리겠다고 한 아버지를 설득하며 계속 함께해온 최운정은 올해 전문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운정은 “(박)세리 언니에게 추천받은 캐디와 같이 함께 하고 있다. 가족같이 챙겨주고 정말 좋은데, 기대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한 주만 도와 달라고 해서 브리티시 오픈에 나서게 됐는데, 샷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지난주 브리티시 오픈 첫날 페어웨이 적중률, 그린 적중률 100%의 뛰어난 샷감을 자랑했다. 둘째 날까지 공동 5위에 오르며 우승을 노렸다.
올 시즌 초 주춤했던 최운정은 지난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3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했는데, 당시 최운정의 아버지가 백을 메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운정에게 아버지 캐디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하지만 최운정은 골프를 시작할 때 아버지에게서 골프가 배고팠다고 말했다.
보통은 부모의 커다란 애정과 지나칠 만큼의 관심 속에서 골프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운정은 그 반대였다.
최운정은 “오후 티오프인데 아빠가 오전에 데려다주시면, 오후까지 라커룸에서 시간을 보낸 후 경기를 치렀다. 다른 사람 차에 얻어타고 톨게이트에서 아빠를 만나기도 했다. 사춘기 시절 이런 상황이 싫었다”며 “시키려면 제대로 시키지”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최운정은 “엄마 아빠가 대회에 같이 가지 않으셔서 그런지 ‘오늘 왜 그렇게 쳤니’라는 등 경기에 대한 말을 하지 못하셨다. 이런 게 조금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골프를 더 제대로 배우기 위해 미국에 가기로 결심했다는 최운정은 “아버지가 유학의 길을 안 주셨으면 내가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금 지쳤을 것 같다. 국내투어를 먼저 뛰었으면 내 인생에서 골프가 이렇게 좋아지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며 미국유학이 골프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2007년 7월 31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은 최운정은 오전 5시 30분부터 밤이 될 때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밤에는 자동차 라이트로 시야를 밝혔다. 2부 투어에서 활동하던 최운정은 극적으로 퀄리파잉스쿨에서 시드를 따내며 2009년 LPGA투어에 입성했다.
두 번째 우승 보인다
최운정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해는 2009년이다.
최운정은 “TV에서 보던 선수들이랑 같이 플레이하고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경기가 잘 안 풀려도 즐거웠다”며 이러한 무대에 있구나 하는 생각만으로 벅찼다고 했다.
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던 최운정은 이제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최운정은 “올해 컨디션이 좋다고 말한 이유는 골프를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점점 느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마냥 좋아서 골프를 했다면, 지금은 직업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며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너무 많고, 골프를 잘 치는 선수는 정말 많다. 우승을 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을 제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여전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gftravel@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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