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주시 구좌읍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경기에서 박인비(KB금융그룹)가 10번홀 티샷을 한 뒤 남편이자 캐디인 남기협 씨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730185942047165e8e9410872233915894.jpg&nmt=19)
박인비는 30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오랜만에 남편을 캐디로 대동한 소감이 어떠냐는 거였다. 박인비는 전혀 거리낌없이 말헀다. "남편이 생각보다 또박또박 잘 봐주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수년간 주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항상 남편에 대해 물으면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남편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날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박인비는 할 수 없이 이번 대회부터 다음 달 AIG 여자오픈까지 남편에게 캐디를 맡기기로 했다. 박인비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며 오히려 애뜻한 부부애를 보여줄 기회로 받아 들였다.
2014년부터 부부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의 호흡은 완벽했다.일단 스코어가 이를 말해준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3·14번 홀에서 보기를 쳤지만, 곧바로 15·16번 홀 버디로 만회하고, 이후 흐름을 이어가 버디 4개를 추가했다.
박인비는 "아이언샷에서 2개 정도 미스 샷이 나왔고, 보기로 이어져 출발이 좋지 않았다. 코치인 남편이 바로 교정해줘서 그 이후에는 계속 좋았다. 바로바로 수정해서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남편이 캐디로 나선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다고 박인비는 털어놨다, 그는 "캐디 때문에 신경 쓴 적이 많지는 않은데, 남편이 저보다 더 긴장할까 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웃었다. 이어 "5개월 만의 출전이어서 긴장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오히려 긴장감이 안 들었다"며 "남편이 라이도 잘 봐주고 교정도 바로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남씨가 가정적인 남편, 스윙 코치에 캐디 역할까지 해주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남편은 1인 5역 정도 하고 있다. 연봉을 2∼4배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강한 비와 낙뢰 예보로 낮 12시 28분부터 오후 3시까지 중단되는 바람에 박인비는 4개 홀을 남긴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돼 남편과 함께 쉬려고 숙소로 돌아갔을 때, 마침 비처 캐디의 연락이 온 것을 발견했다. 박인비는 “비처가 잘했으면 좋겠다. 응원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성적도 박인비와 남편이 어떻게 호흡을 잘 맞추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과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의 위업을 달성한 박인비가 남편의 외조를 받으며 5개월여만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