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심준석과 장현석의 사례는 이 잔혹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고교 시절 160km의 강속구로 '제2의 박찬호'라 불렸던 심준석은 미국 진출 3년 만인 지난해 마이애미에서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반복되는 부상과 제구 난조에 발목이 잡힌 그는 올해 뉴욕 메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리고 있으나, 보장된 것이 없는 험난한 처지다. 명문 다저스에 입단하며 화제를 모았던 장현석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마이너리그 하위 단계에서 정체된 채 피홈런 급증과 구위 하락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으며, 유망주 랭킹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타자 잔혹사도 더해진다. 고교 시절 김하성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박효준은 긴 마이너 생활 끝에 현재는 병역법 위반 재판과 소속 팀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피츠버그에서 기회를 잡는 듯했던 배지환 또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다저스 산하 최고의 투수로 뽑혔던 최현일마저 마이너 FA 신분으로 미계약 상태에 머물며 유턴의 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MLB는 체험하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는 야구계의 격언은 이제 환상에 빠진 유망주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경고등이 됐다. 추신수라는 기적에 가려진 수많은 유령 선수의 눈물이 고졸 직행의 냉혹한 본질을 말해주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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