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한팀의 행운은 첫 경기에서 맞붙은 김행직팀의 불운과 겹친다.
허정한팀의 첫 행운은 첫 경기. 경기 마감 1분전 10점차, 패배는 확실했다. 9이닝 7점이 전부였던 허정한, 강자인은 그러나 그때부터 20점을 몰아쳤다. 4~5번에 한번은 어려운 포지션이었고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으나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17점을 먼저 내놓고도 김행직팀은 역전패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허정한팀은 12점을 내고도 이충복, 황봉주팀에게 이겼다. 이기기 힘든 점수였지만 이충복팀이 간발의 차이로 자꾸 득점에 실패한 덕분에 앉아서도 승리할 수 있었다.
허정한팀 행운의 백미는 다섯 번째 경기. 헛 큐 때문에 1점차로 첫 패를 기록한 뒤여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실수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어느 새 시간은 다 지나갔다. 5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받았다. 첫 큐를 놓치면 12-13으로 질 판이었다. 공들이 선 위치가 쉽지 않았지만 못 칠 것도 없었다. 하지만 1목적구와 2목적구가 치자마자 바로 충돌, 동점이나 역전의 꿈이 날아갔다.
행운도 실력이다. 바탕에 실력이 깔려있지 않으면 행운도 없다. 당구의 후르크는 그래서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행운을 뜻한다. 얼토당토않은 요행수 정도의 의미.
허정한은 자타가 인정하는 톱이고 강자인 역시 만만찮은 실력자. 하지만 전체적으로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2승3패로 몰렸을 수도 있었다. 4강 윗자리를 예약한 허정한팀, 행운의 여신은 그들을 어디까지 밀어줄까.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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