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68] 워싱턴 위저즈(Washington Wizards)는 ‘마술사’라는 의미인 ‘위저즈’를 왜 썼을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5-01 08:15
NBA 워싱턴 위저즈는 '마술사'라는 이름을 가진 팀답게 '트리플더블의 달인' 웨스트 브룩이 연일 신기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LA 레이커스 경기에서 슛을 날리는 웨스트 브룩. [연합뉴스 자료사진]
NBA 워싱턴 위저즈는 '마술사'라는 이름을 가진 팀답게 '트리플더블의 달인' 웨스트 브룩이 연일 신기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LA 레이커스 경기에서 슛을 날리는 웨스트 브룩.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프로농구(NBA)팀들은 이름 바꾸는 것을 꺼린다. 팀이름 정체성이 사라지는 데 따른 부담감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브랜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팀이름을 잘 바꾸지 않는 NBA팀에서 워싱턴 위저즈((Washington Wizards)는 이례적으로 팀 이름을 4번이나 바꿨다. 시카고 패커스(Chicago Packers)로 출발해 시카고 제피어스(Zephyrs), 볼티모어 불리츠(Baltimore Bullets), 워싱턴 불리츠를 거쳐 현재 팀명의 워싱턴 위저즈가 됐다. 이름이 바뀐 것은 연고팬들의 충성도가 낮아 연고지를 옮겨 다니며 인지도를 높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원래 1961년 NBA에서 첫 팀 확장계획에 따라 포장업체인 일리노이 패킹 컴퍼니 사주 데이빗 트래거에 의해 시카고를 연고로 해 시카고 패커스로 창단했다. 패커스는 창업주의 포장회사와 연관성을 갖고 만들어진 이름이었다. 1년 뒤 산들바람이라는 뜻인 ‘제피어스(Zephyrs)’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으나 흥행이 잘 안돼 1963년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옮겼다. 팀 명칭은 1940-50년대 볼티모어에 프랜차이즈를 두고 경기장 인근 탄약창 이름을 따서 지은 총알이라는 의미인 ‘불리츠(Bullets)’로 활동했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총알처럼 빠르고 파괴력이 뛰어난 팀이 될 것을 염원하는 의미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1964년 건설업자 아베 폴린이 인수한 뒤에도 볼티모어 불리츠라는 이름으로 내걸고 10여년간 뛰었다가 1973년 2월 볼티모어에서 50km 떨어진 워싱턴 인근의 랜도버 ‘캐피털 센터’로 연고지를 옮기며 팀이름도 수도라는 의미가 들어간 캐피탈(Capitol) 불리츠로 변경했다. 한 시즌을 치른 뒤엔 팀이름을 워싱턴의 지리적인 이미지를 살려 워싱턴 불리츠로 바꿨다.

워싱턴 불리츠는 1978년 팀 역사상 유일하게 NBA 챔피언에 올랐다. 볼티모어 시절인 1970-71시즌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카림 압둘 자바가 이끌던 밀워키 벅스에 4전전패를 당했다. 워싱턴 이름으로 바뀐 1974-75시즌에도 파이널에 올랐으나 또 다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4전전패로 졌다. 폴린 구단주는 1976년 전 시카고 불스 감독 딕 모타를 영입하고 1977년 밀워키 벅스 밥 댄드리지를 사들여 전력 보강을 이룬 뒤 마침내 1977-78시즌 파이널에 진출, 시애틀 슈퍼소닉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은 MLB팀 워싱턴 세너터스가 우승한 이후 36년만에 워싱턴팀에서 이룬 것이었다. 다음 해에도 NBA 파이널에 올랐지만 이 때는 시애틀에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7년 폴린 구단주는 친구인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 된 후 불리츠라는 팀이름이 총기폭력과 연관성이 있다며 도덕적인 의무감을 갖고 팀이름을 변경할 것을 검토했다. 그 이전부터 워싱턴 지역에서 총기사고가 빈발하면서 팀이름을 바꿀 것을 생각했던 그는 라빈 총리 사건이후 결심을 하게 됐다고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50만명 이상의 팬들이 참여한 공모컨테스트에는 3천여건의 이름들이 응모됐다. 팬들은 공모 위원회에서 고른 5개의 팀이름, ‘시 독스(Sea Dogs)’, ‘익스프레스(Express)’, ‘스탤리온스(Stallions)’, ‘드래곤스(Dragons). ’위저즈‘ 등이었다. 비폭력적인 팀이름 공모전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5개 이름의 최종 파이널에 1달러의 기부금을 내고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 공모 위원회는 투표 결과와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위저즈로 결정했다. 일부 팬들과 관계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위저즈가 역동적인 에너지와 신비로운 힘을 묘사하고, 마술적인 효험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기원을 나타낸다며 팀 이름으로 채택했던 것이다.
워싱턴 위저즈는 시카고 불스를 떠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으로 뛰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조던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워싱턴 위저즈에서 선수로 뛰었다. 원래 2000년 1월 워싱턴 위저즈 주식을 매입해 주주 겸 사장으로 재직하다가 구단주 폴린의 권유로 40세의 나이로 코트에 복귀했던 것이다. 조던은 2003년 파란만장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워싱턴 위저즈는 2020-21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로키츠에서 웨스트 브룩을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웨스트 브룩은 마치 마술을 부리는 듯 현재 NBA 통산 최다 트리플더블기록인 오스카 로버트슨의 181회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