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67] 올랜도 매직(Orlando Magic)이 7살 소녀의 말을 듣고 팀이름을 지은 이유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4-30 07:32
NBA 올랜도 매직은 연고도시와 팀이름이 신비로운 역사를 갖고 있다. 사진은 올랜도와 클리블랜드 경기모습. [올랜도 인스타그램 캡처]
NBA 올랜도 매직은 연고도시와 팀이름이 신비로운 역사를 갖고 있다. 사진은 올랜도와 클리블랜드 경기모습. [올랜도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프로농구(NBA) 올랜도 매직(Orlando Magic)은 연고도시와 팀이름 모두 신비로운 역사를 갖고 있다. 연고도시인 올랜도는 플로리다 주 중남부 내륙지역에 위치한다. 올랜도라는 이름이 된 것은 여러 유래설이 있다. 지역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있는 도시 기원에 대한 설명은 여러 가지다. 가장 유력한 설은 1835년 플로리다에 살던 세미놀 인디언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올랜도 리브스(Orlando Reeves)라는 군인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는 것이다. 다른 설은 JG 스피어라는 정치인이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를 사랑해 그의 연극 캐릭터 이름을 따서 도시를 명명했다는 것이다. 엉뚱하게도 1973년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던 올드팝송 ‘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를 불렀던 미국 가수 토니 올랜도(Tony Orlando)에서 비롯됐다는 우스운 얘기도 들린다.

NBA는 1986년 7월27일 놀이테마공원 월트 디즈니 월드가 들어선 것으로 유명한 올랜도에 NBA 프랜차이즈를 만들기로 했다. 올랜도 사업가 짐 휴이트와 전 필라델피아 76ers 총감독 팻 윌리엄스는 투자자 31명을 끌어 들인 뒤 팀이름을 먼저 짓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지역 신문 ‘올랜도 센티넬’과 공모컨테스트를 벌인 결과 4,296개의 출품작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히트(Heat)’, ‘트로픽(Tropics)’, ‘쥬스(Juice)’, ‘매직(Magic)’ 등 4개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팀이름을 고민하던 윌리엄스의 가족이 어느 날 필라델피아로부터 올랜도로 방문했다. 그의 7살 딸 카렌은 올랜도 명소 등을 둘러본 뒤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나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든다. 이곳은 마법(Magic) 같다”고. 카렌의 말에 영향을 받은 윌리엄스는 팀이름 선정위원회에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매직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선정위원회는 월트 디즈니 월드 때문에 ‘마법’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의견을 모았다. 사실 팀 이름은 올랜도 시의 슬로건 ‘마법의 도시로 오세요(Come to the Magic)’에 나오는 말이기도 했다. 올랜도 매직이 팀이름을 결정한 지 4개월 후 같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는 팀 후보이름의 하나였던 ‘히트’라는 이름을 단 NBA팀이 출범했다. (본 코너 366회 ‘왜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라고 말할까’ 참조) 하지만 올랜도 매직은 마이애미 히트보다는 1시즌 늦은 1989-90시즌부터 NBA에 참가했다.

올랜도 매직은 2017-18시즌부터 월트디즈니가 스폰서를 맡아 유니폼에 디즈니 로고가 들어가 있다. 현재 월트디즈니는 MLB LA 에인절스와 NHL 애너하임 덕스에서 손을 뗀 이후 올랜도 매직만 프로스포츠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NBA팀들 중 이례적으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유지하는 구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랜도 매직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NBA 우승까지 도전했던 팀이다. 물론 같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히트가 3번이나 타이틀을 차지한 것에 비교할 수 없지만 말이다. 1992년 드래프트에서 ‘마법’같이 1순위를 뽑는 행운으로 당시 최대어 루이지애나 주립대 출신 샤킬 오닐을 지명한 뒤 1993년 멤피스대 출신 가드 앤퍼니 하더웨이를 영입해 이른바 ‘샤크-페니’ 콤비를 만들었다. 호레이스 그랜트를 시카고 불스에서 사들이면서 1994-95시즌 마이클 조던이 복귀한 시카고 불스를 4승2패로 꺾은 뒤 컨퍼런스 결승에서 레지 밀러가 이끈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4승3패를 물리치고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당시 최종 상대는 하킴 올라주원과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맹위를 떨치던 휴스턴 로키츠였다. 올랜도 매직은 정규시즌 6위로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휴스턴 보다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4전 전패였다.

‘코트의 신사’ 그랜트 힐과 트레이스 맥그레디를 받아들이고 2004년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드래프트 1순위로 뽑아 팀 전력 재편으로 2008-09시즌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제압하고 파이널에 진출, 또 한번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LA 레이커스에 단 1승만을 올리며 파이널에서 물러나야 했다.
올랜도 매직에는 샤킬 오닐, 앤퍼니 하더웨이, 드와이트 하워드 등 스타들이 많이 활약하기는 했지만 이들이 이적을 할 때 좋게 헤어지지 않아 아직까지 영구결번이 없다. 단 6번을 올랜도 매직의 열성적인 팬들을 위해 1989년부터 비워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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