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63] 밀워키 벅스(Bucks)는 왜 ‘벅스’라는 이름을 사용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4-26 06:45
밀워키 벅스는 밀워키가 미국의 최대 맥주도시이지만 맥주 관련 이름을 팀 명칭으로 하지 않고 야생 숫사슴을 의미하는 '벅스'라는 이름을 쓴다. 사진은 슛하는 밀워키의 괴물 센터 아데토쿤보(34번). <br />[Jeff Hanisch-USA TODAY Sports=연합뉴스]<br />
밀워키 벅스는 밀워키가 미국의 최대 맥주도시이지만 맥주 관련 이름을 팀 명칭으로 하지 않고 야생 숫사슴을 의미하는 '벅스'라는 이름을 쓴다. 사진은 슛하는 밀워키의 괴물 센터 아데토쿤보(34번).
[Jeff Hanisch-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밀워키 벅스(Bucks)는 오대호의 하나인 미시간호 서쪽 연안에 자리잡은 미국 제1의 맥주 양조도시인 밀워키가 연고지이다. 미국의 맥주 양조회사 및 브랜드인 밀러(Miller)가 밀워키에 있다. 1855년에 밀워키에서 설립된 밀러는 버드와이저(Budweiser)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유명하다. 워낙 맥주로 알려진 도시이지만 프로농구팀 이름인 벅스는 맥주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같은 연고지를 갖는 프로야구(MLB) 밀워키 브루어스(Brewers)가 맥주양조업자라는 의미인 ‘브루어스’라는 팀이름을 사용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위스콘신 주는 스몰마켓이라 NFL팀 그린베이 패커스(Packers)를 빼고 이렇다할 프로스포츠가 성행하지 않았다. 1951년 NBA 팀 현 애틀랜타 호크스(Hawks) 전신인 트라이시티 블랙호크스가 일리노이주 몰린에서 밀워키로 연고 이전해 밀워키 호크스로 출범했다. 하지만 별 인기를 얻지 못하고 1955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로 연고 이전해 한동안 프로농구팀이 없었다.

밀워키 벅스는 1968년 창단하면서 팀이름을 공모했다. 1만4천명 이상의 팬들이 참여했는데 벅스라는 팀이름은 공모전에서 뽑힌 이름이었다. 벅스는 밀워키 지역 숲 속에 사는 용맹한 야생 수사슴을 의미한다. 벅스처럼 빠르고 탄력이 좋은 구단이 되자는 염원에서 붙여졌다. 구단 기록에 따르면 연고지역인 위스콘신주 화이트피쉬 만의 트레빌콕스라는 사람이 45명의 제안자 가운데 뽑혀 신형 자동차를 시상품으로 받았다.

원래 벅스는 팀 공모전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름은 아니었다. 위스콘신주의 상장새인 울새를 뜻하는 ‘로빈스(Robins) 가 1위였으며 벅스는 2위를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친근하지만 조그만새인 로빈스보다 벅스를 선택했다. 팀 이름 공모 4개월 뒤인 1968년 5월22일 마침내 세상에 밀워키 벅스라는 팀이름을 공개했다.
밀워키 벅스는 창단이래 팀 명칭과 연고지를 한번도 변경하지 않았다. NBA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또 NBA 역대 창단 이후 가장 빠른 우승 기록을 가진 팀이기도 하다. 창단 다음해인 1969년 드래프트에서 동전던지기로 1순위를 선택해 불세출의 레전드 스타 UCLA 출신 2m18의 초대형 장신센터 카림 압둘 자바를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자바가 입단하면서 팀은 일약 강팀으로 부상했다 .1969-70 시즌 자바의 활약으로 전년도 시즌 27승에서 56승으로 29승을 더 올렸다. 시즌 후 신시내티 로열스로부터 슈팅가드 오스카 로버트슨을 받아들여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창단 3년차인 1970-71 시즌 NBA 우승을 차지하면서 NBA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아마도 이 기록은 NBA 역사상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보인다. 자바는 MVP를 3회나 수상하며 최고의 레전드로 꼽혔다. 벅스는 1973-74시즌 보스턴 셀틱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뒤 이후 NBA 챔피언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0-2000년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밀워키 벅스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그리스 출신의 2m11 ‘괴물 센터’ 야니스 아데토쿤보라는 걸출한 선수를 영입했다. 아데토쿤보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 NBA 최고 스타로 자리잡았다. 그를 앞세운 밀워키 벅스는 2019, 2020 연속 동부컨퍼런스 센트럴 디비전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데토쿤보는 2019, 2020년 정규시즌 MVP 2회 수상하며 그의 몸값은 NBA 최고 수준이다. 그는 밀워키 벅스와 2017년 4년간 총 1억달러에 계약한 데 이어 2021년 5년간 2억2천만달러에 연장 계약을 했다.

밀워키 벅스는 중요 기록을 저지하는 ‘기록 파괴자’로 이름을 떨쳤다. 1972년 33연승을 달리던 LA 레이커스를 120-104로 꺾고 연승을 막았으며, 2018-19시즌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에 이어 보스턴을 연고지로 해 '4대 프로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보스턴 셀틱스를 플레이오프에서 제압해 그랜드 슬램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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