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59] 시카고 불스(Bulls)는 어떻게 ‘불스’라는 팀이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4-22 07:03
시카고 불스 전성기 시절의 '조던 왕조'. 마이클 조던(가운데)을 중심으로 데니스 로드맨, 스카티 피펜(이상 왼쪽부터)이 코트서 이동을 하고 있다.
시카고 불스 전성기 시절의 '조던 왕조'. 마이클 조던(가운데)을 중심으로 데니스 로드맨, 스카티 피펜(이상 왼쪽부터)이 코트서 이동을 하고 있다.
시카고 불스(Bulls)는 한때 미국프로농구(NBA)뿐 아니라 세계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유명했던 팀이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경이적인 NBA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시카고 불스는 조던으로 화려한 불꽃을 피웠고, 조던이후 사그러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조던 활동 시절, 1990년대 NBA 3연패 2번(1991-1993, 1996-1998)을 차지한 게 전부였다. 조던은 팀이름 그대로 지치지 않는 황소처럼 코트를 누비다가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시카고 불스를 소개한 구단 백과사전에 따르면 불스라는 이름은 힘을 상징하며 육류시장으로 유명한 시카고 도시 특성과 시카고 증권가 근처에 있던 원형경기장과 관련이 있다. 시카고는 미국 최대의 도축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육류산업이 발달해 있다. 또 뉴욕 월가에 설치된 황소 조형물이 상징하듯 증권가는 위로 치받는 습성이 있는 황소를 자본 숭배를 나타내는 동물로 여긴다. 불스는 도시 특성을 잘 보여주고 NBA에서 끈기있는 황소처럼 질주하라는 의지를 담아 결정됐다는 것이 팀이름에 관련해 가장 유력한 설이다.
1966년 시카고 사립명문대 노스웨스턴대에서 센터로 농구선수생활을 했던 딕 클라인(1920-2000)은 성공한 사업가로 새로운 프로농구팀 창단을 준비했다. 시카고는 원래 야구와 풋볼의 인기가 압도적인 곳이었다. 1949년 NBA 창설 이전 1925~1931년까지 시카고 브루인스라는 ABL 소속의 팀이 있었다. 1944~1947년까지 시카고 아메리칸 기어스가 NBL 소속으로 있었지만 야구에 밀려 사라졌다. 1946-1947 BAA 원년 시절 시카고 스태그스(Stags)라는 팀이 있었지만 1950년 또 해체됐다. 이후 1961년 시카고 패커스(Packers)라는 팀이 창단됐지만 1962년 팀명을 시카고 제피어스(Zephyrs)로 바꾸었다가 1963년 볼티모어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이 팀은 볼티모어 불리츠로 불리다가 다시 연고지를 옮겨 현재 워싱턴 위저즈가 됐다. 시카고 불스가 창단하던 1966년에는 NBA팀이 시카고에는 없었다.

유명농구 선수출신이기도 했던 클라인은 TV 스포츠의 선구자인 ABC TV 루니 알레지로부터 TV 중계권 계약을 통해 프로농구팀 운영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고 프로농구팀 창단을 서둘렀다. 그는 일단 도시 전통을 살리며 힘을 나타내는 팀이름을 원했다. 클라인은 처음에는 투우사와 관련한 명칭인 ‘마타도스(Matadors)’, ‘토레도스(Toreadors)’로 부르려고 했다. 하지만 시카고의 프로팀들인 미식축구 베어스(Bears), 프로야구 컵스(Cups)와 화이트 삭스(Sox), 아이스하키 블랙 호크스(Hawks) 등과 같이 한 음절로 발음할 수 있는 명칭을 가진 팀들이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한 음절로 된 명칭으로 생각을 바꿨다. 어느 날 아내와 세 아들과 함께 집에 있으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들 마크와 대화를 하던 중 “아빠, 그건 황소야”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불스가 새 이름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결정을 내려 팀이름으로 정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카고 불스의 명물 성난 황소 로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카고 불스의 명물 성난 황소 로고.


시카고 불스는 팀이름을 상징하는 로고로 성난 황소 디자인을 처음부터 현재까지 바뀌지 않고 사용한다. 이 로고는 시카고 불스의 성공신화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로고가 됐다. 엠블럼을 살펴보면 황소의 머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격렬한 표정을 짓는 황소는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붉은 피색깔이 칠해진 뿔 끝은 전투적인 의지를 드러내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황소 로고에 흰색, 빨간색, 검은 색을 조합한 것은 활력, 지구력, 결단력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불스는 조던 시대에 거둔 6번의 NBA 우승 기록은 NBA팀 전체 통산 우승성적에도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1, 2위인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가 오랜 기간에 걸쳐 우승기록을 세웠던 것을 고려해 볼 때 1990년대 조던의 기록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대비가 된다. 창단이후 형편없는 성적으로 인기도 없었던 시카고 불스는 1984년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노스캐롤라이너대 출신 조던을 지명하면서 일약 인기팀으로 부상했다. 조던의 은퇴 직후인 1998-99시즌부터 밑도 끝도 없는 추락이 이어졌다. 2000년 초대 잠시 팀 재건을 보이는 듯하고 2010년대 데릭 로즈의 등장으로 동부 컨퍼런스에서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조던 전성기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전력이었다.


조던 황금기 시절 스카티 피펜, 스티브 커, 토니 쿠크치, 룩 롱리, 데니스 로드맨 등과 함께 필 잭슨 감독 등이 이름을 날리며 시카고 불스 왕조를 구축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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