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매닝의 부상 수위뿐만이 아니다. 만약 정밀 검진 결과 신체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선수가 통증을 호소하며 등판을 거부할 경우, 재작년 리그를 뒤흔들었던 '루벤 카디네스 사태'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였다. 당초 2이닝 투구가 예정됐던 매닝은 1회도 채우지 못한 채 0.2이닝 4실점으로 난타당하며 강판됐다. 제구 난조와 구속 저하가 뚜렷했던 그는 경기 직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구단은 26일 매닝의 조기 귀국과 한국 내 정밀 검진 실시를 발표했다.
이미 삼성은 2024년 루벤 카디네스를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당시 카디네스는 병원 검진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허리 통증을 이유로 수비와 주루를 거부했고, 결국 팀 분위기만 해친 채 7경기 만에 짐을 쌌다. 이후 카디네스가 2025시즌 키움 히어로즈로 둥지를 옮겨 경기를 소화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삼성 팬들에게 매닝의 이번 행보는 소름 끼치는 데자뷔와 같다.
매닝은 100만 달러라는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을 꽉 채워 영입한 핵심 자원이다. 메이저리그 1라운드 지명자 출신이자 빅리그 50경기 선발 경력을 가진 그가 한국 무대 데뷔도 하기 전에 '심리적 거부'나 '태업' 의혹에 휩싸인다면 구단의 운영 계획은 뿌리째 흔들린다. 이미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매닝마저 이탈한다면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은 붕괴를 피할 수 없다.
삼성은 정밀 검진 결과를 토대로 교체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선수의 의구심 섞인 통증 호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공은 매닝에게 넘어갔다. 한국에서의 검진 결과가 '이상 무'로 나왔을 때, 그가 카디네스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150km의 강속구로 의구심을 잠재울지 삼성의 2026시즌 운명이 이 검진 결과 하나에 달려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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