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조용호-황재균-강백호의 타선 부활에 kt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모든 것 달려 있다

정태화 기자| 승인 2021-10-15 10:04
[마니아포커스]조용호-황재균-강백호의 타선 부활에 kt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모든 것 달려 있다
kt가 매일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듯 힘겹게 선두를 지켜가고 있다.

kt는 14일 '곰 사냥꾼' 소형준의 활약으로 두산전 스윕패는 면했으나 LG, 삼성과 2.5게임차밖에 나지 않는 여전히 불안한 선두다.
9월 중순까지만 해도 2위권에 5게임차 이상 앞서 큰 어려움없이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9월 하순부터 롤러코스트를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LG와 삼성의 거센 추격에 힘겨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65게임째인 6월 25일부터 선두에 나서기 시작해 65게임 이상 선두를 지켜 온 kt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좀 생경스럽다.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고 하지만 kt의 경우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10월 12게임의 선발 투수 내용을 보면 더욱 그렇다.

kt는 이 동안 선발투수가 모두 제몫을 해냈다. 단 한차례도 선발투수가 3실점 이상을 한 적이 없다.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한 경우는 단 두 차례뿐이었다. 그렇지만 이때도 퀄리티스타트에 1타자, 2타자만 남겨 놓았을 뿐이다.
선발승과 선발패는 서로가 세차례였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은 올시즌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두산에 강한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하며 14일 잠실원정경기에서 두산전 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사진 kt 위즈]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은 올시즌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두산에 강한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하며 14일 잠실원정경기에서 두산전 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사진 kt 위즈]
7일 키움전 엄상백(6이닝 2실점), 11일 LG전 데스파이네(5⅔이닝 2실점), 그리고 14일 두산전 소형준(6이닝 2실점)이 선발승을 따냈다. 반대로 1일 롯데 더블헤더 2차전 엄상백(6이닝 3실점), 6일 NC전 배제성(7이닝 1실점), 9일 LG전 고영표(6이닝 3실점)가 선발패를 당했다.

이 바람에 kt는 10월 12게임에서 4승6패2무로 승률이 4할에 그쳤다. 10월 13경기 5승4패4무(승률 0.556)의 LG, 10경기 5승5패(승률 0.500)의 삼성에 뒤졌다. 결국 LG와 삼성에 추격을 당한 빌미가 됐다.

이렇게 선발들이 모두 제몫을 해 준데도 승률이 뚝 떨어진데는 바로 타격 부진이 컸다. 그 가운데서도 타선의 핵이라고 할 조용호 황재균 강백호로 이어지는 1~3번 타자들의 부진이 최근 팀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용호와 황재균은 한때 10구단 가운데 최고의 테이블세터였다. 이들이 밥상을 차려 놓으면 강백호가 이를 쓸어 담았다. 대표적인 kt의 득점원으로 선두를 견인하는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10월들어 이들의 행보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어졌다.

kt의 리드오프 조용호가 10월들어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 kt 위즈]
kt의 리드오프 조용호가 10월들어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 kt 위즈]
조용호는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부진의 기미를 보이다가 10월에 들면서 완전히 깊은 늪 속으로 빠졌다. 두 차례 대타로 나오고 한 차례는 대수비만 했다. 그리고 두 경기는 아예 출전도 하지 않았다. 10경기 21타수 1안타(타율 0.048)에 볼넷도 3개밖에 되지 않았고 삼진은 7개나 당했다. 5월 22경기에서 타율 0.279에 볼넷 18개, 삼진 7개를 당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조용호와 함께 황재균도 덩달아 부진이다. 여기에더 3루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까지 범해 아예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날리며 꾸준함의 대명사인 황재균은 시즌 10호 홈런을 날린 뒤 32게임째 홈런이 없는 등 전반적인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날리며 꾸준함의 대명사인 황재균은 시즌 10호 홈런을 날린 뒤 32게임째 홈런이 없는 등 전반적인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황재균은 4월 24일 롯데전에서 타구를 처리하다 공에 코뼈를 맞고 골절상을 당해 36일만에 복귀해 5월 한달 공백이 있었지만 4월 0.324, 6월 0.307, 7월 0.321, 8월 0.371로 '꾸준함의 대명사'로서 손색이 없었다. FA 로이드라는 말도 들었다.

이런 황재균이 9월 타율이 0.260으로 급전직하하더니 10월에는 0.220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황재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날리는 장타력도 돋보였으나 올해는 이 마저 뚝 떨어지고 말았다.

홈런은 9월 8일 KIA전에서 시즌 10호를 날린 뒤 32게임째 소식이 없다. 또 이후 2루타 4개, 3루타 1개로 5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 바람에 장타율도 2013년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0.421에 그치고 있다.

강백호는 시즌 중반까지 보여 주었던 안타생산력이나 장타력이 최근들어 주춤해 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사진 kt 위즈]
강백호는 시즌 중반까지 보여 주었던 안타생산력이나 장타력이 최근들어 주춤해 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사진 kt 위즈]
강백호도 뭔가 문제가 있다. 여전한 3할 중에서도 고타율인 강백호가 심각하다면 KBO 리그에서 심각하지 않은 타자는 아무도 없겠지만 올해 강백호가 보여준 퍼포먼스에 견주면 부진하다는 말밖에 더 이상 표현할 말이 없다.

강백호는 8월 17일 LG전까지 타율 4할대를 오르내렸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1982년 백인천 이후 40년만에 첫 4할대 타자 등장도 기대됐다.

하지만 이 후 타율을 까먹기 시작해 지금은 0.349(464타수 162안타)까지 내려갔다. 9월에 0.250(84타수 21안타)으로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10월들어 0.302(43타수 13안타)로 다소 반등을 하고 있지만 시즌 중반까지 무서운 기세였던 안타생산력이나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득점타율도 뚝 떨어졌다.

이 바람에 한때 타율, 최다안타, 타점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지금은 출루율에서만 1위(0.454)를 지키고 있을 뿐 타율은 이정후(키움·0.360), 최다안타는 전준우(롯데·173개), 타점은 양의지(NC·102개)에게 내주고 말았다.

kt의 투수력은 이미 검증이 됐다. 투수력을 뒷받침해 줄 타력이 조금만 더 터져 준다면 정규리그 1위는 떼논 당상이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통합우승도 결코 꿈이 아니다. 그 중심에 바로 조용호-황재균-강백호가 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남은 13경기. 이 동안 이들이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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