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성적이 나쁘지 않은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를 방출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라모스는 80경기에서 타율 0.305, 10홈런, 48타점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더군다나 두산은 라모스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소진했다.
아울러 제러드의 몸값 30만 달러도 추가로 썼다.
여러모로 위험 요소가 큰 선택이었다.
두산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까닭은 '팀워크' 문제 때문이다.
구단은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라모스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자 두산은 수면 아래에서 새 외국인 선수를 찾아나섰다. 기량은 물론 평판까지 파악했다. 그렇게 뽑은 선수가 제러드다.
제러드는 남미 선수들처럼 경기장 안팎에서 에너지를 발산하진 않는다. 하지만 묵묵히 제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한다.
그는 KBO리그 데뷔전인 지난 달 30일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부터 9일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까지 9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꾸준히 출루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선 첫 두 타석에서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10으로 뒤진 4회초 세 번째 타석 무사 2, 3루 기회에서 싹쓸이 좌전 적시타를 쳤다.
7-11로 뒤진 6회엔 솔로 홈런을 날려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8회 1사 1루에선 우전 안타를 쳐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11-11로 맞선 9회 마지막 공격 1사 1, 2루에선 1루 강습 타구를 만든 뒤 온 힘을 다해 달려 내야 안타를 날렸다.
두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기연의 결승타로 13-11, 두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전 경기 출루를 이어가고 있는 제러드의 비결에 관해 "코치, 동료들이 '넌 잘하는 선수'라고 칭찬해줘서 타석마다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는지 묻는 말엔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수월하게 적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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