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20] 사격에서 왜 ‘트랩(Trap)’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9-27 07:24
2024 파리 올림픽에서 40년 만에 트랩 경기에 출전한 베네수엘라 레오넬 마르티네스의 사격 모습.[로이터=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40년 만에 트랩 경기에 출전한 베네수엘라 레오넬 마르티네스의 사격 모습.[로이터=연합뉴스]
클레이 사격에서 ‘트랩“은 예측하지 못하는 각도로 날아가는 ’클레이 피전(Clay Pigeon)‘을 쏘는 경기이다. 산탄총(샷건)에 의한 사격 종목으로 스키트 경기와 함께 올림픽에서 실시한다. (본 코너 1219회 ’사격에서 왜 ‘샷건(Shotgun)’이라 말할까‘ 참조) 우리말로 영어 ’Trap’ 발음을 그대로 표기해 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rap’ 어원은 계단을 의미하는 고대 독일어 ‘Trep’이다. 중세 네덜란드어 ‘Trappe’를 거쳐 동물을 잡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고대 영어 ‘Treppe’로 차용됐다. 중세 영어에서 무의식적으로 잡는 경쟁이라는 뜻으로 ‘’Trappe’‘로 사용하다가 현재에 이른다. 1812년까지 스프링 등을 사용해 갑자기 던지거나 놓아주는 장치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1892년 사격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트랩’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우리나라 언론에서 1950년대부터 이 말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경향신문 1956년 9월24일자 ‘五輪選手(오륜선수) 選定(선정)「레스링」과射擊(사격)’ 기사는 1956년 시드니 올림픽에 파견할 선수로 트랩부문에서 심명희(沈明熙 )를 선발헀다고 전했다.

트랩이 사격 경기로 출발한 것은 스키트보다 빨랐다. (본 코너 1217회 ‘사격에서 왜 ‘스키트’라고 말할까‘ 참조) 18세기 중반부터 국제 경기로 보급됐다. 본격적인 국제 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이후이다.

트랩 사격의 시초는 사냥 시즌 이외의 기간에도 살아 있는 비둘기 등을 쏘면서 사격을 즐기던 데에서 비롯됐다. 비둘기를 상자(트랩)에 넣고 사수는 그 뒤에 서서 쏘았다. 점차 산 비둘기 대신에 유리공 같은 것으로 바뀌었으며, 현재는 클레이 피전(clay pigeon)을 사용한다. 사수를 기준으로 일정치 않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표적을 쏜다는 기본은 현재도 이어진다.

경기는 일선상에 일정 간격마다 설치된 5대의 사대에서 앞면 지하에 설치된 트랩 하우스로부터 방출되는 클레이 피전을 사대를 바꿔가면서 순서대로 쏜다. 시리즈(series)는 클레이 피전 25개를 쏘는데 발사 탄수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스키트 경기와 다른 점이다. 국제 경기는 국제사격연맹이 통할하며, 국내 경기도 국제 경기 규칙에 의하여 실시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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