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판엔 하트만 가득' 김연경, 은퇴 후 첫 감독 변신에 세계 스타들 응원 물결

김학수 기자| 승인 2025-05-19 14:29
김연경 감독
김연경 감독
'배구 여제' 김연경이 첫 감독 데뷔전에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향후 지도자 행보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둘째 날 세계 올스타 경기에서 김연경은 감독 겸 선수로 출전해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1·3세트는 감독으로, 2·4세트는 선수로 나선 그는 현역 은퇴 후 첫 지도자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중계 화면에 포착된 김연경의 작전판에는 전술 대신 커다란 하트만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KYK 엔조이'(enjoy)가 작전이었다"면서 "경기 중에도 그 작전판을 보여주며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진짜 감독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서 수월했지만, 만약 나중에 감독한다면 오늘이 가장 편한 날이었을 것"이라며 미래 지도자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2024-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김연경은 지도자와 행정가 등 다양한 진로를 고려 중이다. 이번 세계 올스타 대회는 그가 선수, 지도자, 행정가를 모두 경험하는 '1인 3역'의 무대였다. 김연경은 "감독만 해도 쉽지 않았는데, 감독도 하고 선수도 하며 여러 역할을 하려니 부족했다"면서도 "감독이라는 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나중에 지도자가 될 생각도 있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라스트댄스 마친 김연경
라스트댄스 마친 김연경
세계 올스타전에 함께한 국제 무대에서 인연을 맺은 정상급 선수들은 김연경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김연경은 "지도자가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고, 행정이나 방송 쪽으로 재능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만약 지도자를 한다면 워낙 친구가 많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여자 코치를 팀에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좋은 타이밍에 은퇴해서 제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FIVB 이사회는 2026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에 최소 한 명의 여성 코치 등록을 의무화했다.

김연경과 함께 세계 무대를 누빈 선수들도 그의 지도자 자질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배구 역대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인 조던 라슨(미국)은 "김연경의 성격과 태도가 감독 자리에서도 잘 드러날 것이며,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감독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튀르키예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에다 에르뎀 역시 "김연경은 정말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어 모두가 그를 존중한다"고 덧붙이며 김연경의 독특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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