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둘째 날 세계 올스타 경기에서 김연경은 감독 겸 선수로 출전해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1·3세트는 감독으로, 2·4세트는 선수로 나선 그는 현역 은퇴 후 첫 지도자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중계 화면에 포착된 김연경의 작전판에는 전술 대신 커다란 하트만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KYK 엔조이'(enjoy)가 작전이었다"면서 "경기 중에도 그 작전판을 보여주며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진짜 감독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서 수월했지만, 만약 나중에 감독한다면 오늘이 가장 편한 날이었을 것"이라며 미래 지도자 생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한 "만약 지도자를 한다면 워낙 친구가 많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여자 코치를 팀에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좋은 타이밍에 은퇴해서 제안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FIVB 이사회는 2026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에 최소 한 명의 여성 코치 등록을 의무화했다.
김연경과 함께 세계 무대를 누빈 선수들도 그의 지도자 자질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배구 역대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인 조던 라슨(미국)은 "김연경의 성격과 태도가 감독 자리에서도 잘 드러날 것이며,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감독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튀르키예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에다 에르뎀 역시 "김연경은 정말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어 모두가 그를 존중한다"고 덧붙이며 김연경의 독특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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