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빈은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실력자다. 2021년 10승 15패 평균자책점 4.24, 2022년 9승 13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의 성적을 남겼다. KBO리그 진출 외국인 투수 중 최고 수준의 커리어를 자랑한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개막 첫 등판인 3월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7피안타로 곤욕을 치렀고, 이후에도 부진이 지속됐다. 6월까지 출전한 15경기 중 8경기에서 5안타 이상을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2군에서 재정비 후 복귀했지만 제구 난조는 여전했다. 지난달 17일 삼성전에서는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13안타 8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되는 치욕을 당했다. 방출 위기설까지 나돌 정도였다.
어빈은 이때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운드에서 플레이트를 밟는 위치를 3루 쪽에서 1루 쪽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볼의 궤도를 달리해 제구력 향상을 꾀한 것이다. 릴리스 포인트도 조정하며 기존 피칭 폼을 전면 수정했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공을 던지려 애썼다"며 "개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 회복될 것이라 믿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에서 어빈은 팀 수비진의 화려한 백업과 상대팀의 주루 실책으로 고비를 넘겼다. 1회초 김지찬의 선두타자 안타 후 김동준의 완벽한 송구로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켰고, 3회에는 포수 양의지가 3루 주자 류지혁을 견제사시키며 위기를 모면했다. 6회에도 구자욱-르윈 디아즈의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제이크 케이브의 정확한 송구로 구자욱을 2루에서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어빈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이룬 승리"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와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며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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