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2025년 한국시리즈 2차전. 이번에는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로 돌아온 류현진이 LG 트윈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역시 1차전을 패한 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였다. 초반 한화 타선이 힘을 내며 4점을 앞섰다. 그러나 류현진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3이닝 7실점. 4점 리드를 안고도 단숨에 5실점을 내준 장면은 시리즈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한화는 결국 3차전만 이기고 종합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두 시리즈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류현진이 던져야 할 경기에서 무너졌고, 그 패배는 시리즈 전체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물론 이유는 있다.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영향이 크다. 메이저리그에서 스트라이크로 받아주던 코스가 KBO ABS에서는 '볼'로 선언된다. 류현진의 공은 제구와 운용의 미세한 차이로 승부하는 스타일이기에 이 차이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에이스라면, 빅리그 베테랑이라면, 결국은 적응해야 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변명보다 결과가 요구되는 자리였다. 한화는 2차전을 잡았다면 시리즈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 류현진이 리드를 지켜냈다면, 최소한 6~7차전까지 가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가장 믿었던 투수가 무너졌고, 그 패배는 팀 전체의 기세를 꺾었다.
2010년대 마운드를 지배하던 괴력의 류현진은 이제 사라졌다. 한화가 원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결과'였다. 그리고 그 중요한 자리에서 류현진은 실패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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