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6회 세계인 장기대회에서 각 국가를 대표한 선수들이 대국을 벌이고 모습 [대한장기연맹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8110626450003505e8e941087118222121234.jpg&nmt=19)
장기는 한자어로 '장수 장(將)'과 '바둑 기(棋)'를 쓴다.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장수가 싸우는 바둑' 또는 '장수를 중심으로 하는 기판 놀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기(棋)'는 바둑만을 뜻하는 글자가 아니라, 바둑·장기와 같은 판 위에서 두는 전략 게임 전반을 의미한다. 오늘날에도 '기전(棋戰)', '기사(棋士)', '기원(棋院)' 같은 말에 이 글자가 남아 있다. (본 코너 1808]회 ‘바둑 선수는 왜 ‘기사(棋士)’라고 부를까‘, 1859회 ’왜 '기원(棋院)'이라 말할까‘, 1860회 ’왜 ' '기전(棋戰)'이라 말할까‘ 참조)
장기의 뿌리는 인도의 고대 게임인 ‘차투랑가(Chaturanga)’로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은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전해지며 ‘상기(象棋)’가 되었고, 다시 한반도로 들어와 오늘날의 한국 장기로 발전했다. 같은 뿌리에서 서양의 체스와 일본의 ‘쇼기(將棋)’도 갈라져 나왔으니, 서로 다른 문화권의 대표 보드게임들이 사실은 한 가족인 셈이다.
이 기록은 광해군 7년 윤8월 24일(1615년) 심희수가 신경희의 진술을 비유하면서 한 말이다. 따라서 적어도 1615년에는 조선에서 장기와 같은 놀이가 실제로 행해지고 있었고, 실록 편찬자는 그것을 象戲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상당히 확실하다. 象戲(상희)는 글자 그대로 보면 ‘상(象)을 이용한 놀이’ 정도이고, 중국의 상기(象棋) 계열의 명칭과 연결된다. 조선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장기라는 명칭과 한자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문헌에서 장기라는 말이 등장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역시 “우리의 고문에 ‘상희(象戱)’라고 하였으나 조선 중기 이후의 문헌에 장기라는 말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개화기를 거쳐 장기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20년 6월18일자 ‘大昌(대창)과麻布問題(마포문제)’ 기사에서 ‘(자연)히將棋(장기)투김의風波(풍파)를惹起(야기)하야其波動(기파동)의所及(소급)에經濟界(경제계)에如何(여하)한惡結果(악결과)를見(견)하게될는지實(실)로難測(난측)이오金融(금융)은枯渴(고갈)하고’라고 적었다. 당시 기사는 적어도 1920년 당시 한국 언론에서 ‘將棋’라는 표기가 완전히 정착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한때 장기는 바둑의 인기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장기를 배우고 즐기는 환경은 다시 넓어지고 있다. 복잡한 규칙보다 직관적인 전투와 역동적인 전개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장기는 여전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장기와 바둑은 종종 경쟁하는 게임으로 이야기되지만, 사실 두 게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고력을 키워 준다. 바둑이 넓은 세상을 설계하는 예술이라면, 장기는 치밀한 전장을 지휘하는 전략이다. 어느 쪽이 더 뛰어나다기보다, 서로 다른 지혜를 담고 있기에 오늘날까지 함께 사랑받는 우리 문화의 소중한 두뇌 스포츠라 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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