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루이스 아라에즈가 올해 받는 연봉은 1200만 달러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에 올랐고, 올해도 내셔널리그 타율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의 연봉은 1200만 달러다.
반면 이정후는 올해 220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런데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6리, 출루율 3할2푼, 장타율 4할4리 수준이다. 143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고민이 생긴다. 이정후가 내년에 펄펄 날아 3할 타율을 기록한다고 치자. 그렇다고 무조건 옵트아웃을 하는 것이 유리할까.
오히려 아닐 수도 있다. 아라에즈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라에즈는 타율이라는 한 가지 능력에서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장타력과 볼넷 생산이 뛰어난 타자들과 비교하면 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은 높지 않다. 3년 연속 타격왕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갖고도 1200만 달러짜리 1년 계약을 맺었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타율만으로 거액의 장기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정후 역시 마찬가지다. 3할을 친다고 해도 출루율과 장타율이 지금 수준에 머물고 홈런 생산력까지 크게 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을 다시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구나 이정후에게는 이미 2027년 2200만 달러가 보장돼 있다. 옵트아웃을 하지 않을 경우 이후 2년 동안에도 각각 20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스콧 보라스가 아무리 뛰어난 에이전트라고 해도 결국 시장이 결정한다.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아라에즈조차 1200만 달러짜리 계약을 받은 시장이다.
그렇다면 이정후가 내년에 3할을 친다고 해서 과연 어느 구단이 2000만 달러 이상을 매년 보장해줄까? 물론 이정후가 타율뿐 아니라 출루율, 장타율, 홈런, 수비와 주루까지 동시에 끌어올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의 이정후에게 필요한 것은 이름값으로 다시 시장에 나가는 것보다 현재의 2200만 달러 계약을 지키면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끌어올리는 것일 수 있다.
옵트아웃은 권리다. 하지만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언제나 이득인 것은 아니다. 아라에즈가 보여준 냉정한 시장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정후에게는 오히려 옵트아웃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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