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은 프로야구 원년 OB 베어스의 포수로 우승을 경험했다. 김태형 역시 OB와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1995년과 2001년 선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두 사람 모두 두산의 안방을 지킨 포수였고, 훗날 감독으로 다시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길은 달랐다. 김경문은 2004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05년과 2007년, 2008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이후 NC에서도 2016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네 번 모두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끝내 그의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태형은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인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9년까지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남겼다. 선수로 우승하고 감독으로도 우승한, 두산의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는 감독이다.
그런 김태형도 롯데에서는 달랐다. 2024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뒤 두 시즌 연속 7위에 머물렀고, 2026년에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김태형의 거취 역시 성적이라는 냉정한 잣대 앞에 놓였다.
성적 지상주의의 프로 세계에서 과거의 공적은 계약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경문에게 이번이 정말 마지막 장면이라면 더욱 씁쓸하다. 선수로는 우승했지만 감독으로는 끝내 우승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에서 쌓은 화려한 우승 경력이 롯데에서의 결과를 대신해줄 수는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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