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번 올러의 부진은 단순히 컨디션 난조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삼성 타자들이 올러의 투구 습관, 이른바 쿠세까지 간파한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올러의 공을 편안하게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올러에게 삼성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지난 7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4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운명의 5차전에서도 2이닝 4실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런데도 이범호 감독은 다시 올러를 선발로 내세웠다. 물론 5차전 선발을 결정할 때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을 것이다. 올러의 시즌 전체 성적과 선발투수로서의 안정감도 고려했을 것이다.
문제는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투수의 약점을 얼마나 면밀하게 분석했느냐는 것이다. 삼성 타자들이 올러의 투구 패턴을 읽고 있었다면 KIA 벤치 역시 이에 대응할 준비를 했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상대에게 약점을 노출한 투수라면 과감하게 기용 방식을 바꾸거나 교체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시즌 11승 투수라는 이름값이 마지막 경기의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KIA는 4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5차전에서 선발 운용과 경기 중 대응이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 타자들이 올러의 쿠세까지 간파한 듯한 상황에서 KIA 벤치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이번 플레이오프 탈락을 단순히 선수들의 부진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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