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ad

일반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60] 아이스하키에서 왜 '피리어드(Period)'라고 말할까

2026-11-08 06:48:29

 국내 아이스하키 리그 경기
국내 아이스하키 리그 경기
아이스하키에서 경기 시간을 나누는 단위로 ‘피리어드(Period)’를 쓴다. 축구가 전·후반, 농구가 궈터제를 사용하는 것과 다른 말이다. 아이스하키는 일반적으로 20분씩 세 차례의 피리어드로 구성된다. 피리어드는 단순히 경기 시간을 나누는 말이 아니다.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여정에서 출발한 단어가 아이스하키의 역동적인 경기 문화를 설명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아이스하키가 일반화된 1950년대부터 피리어드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57년 2월2일자 ‘無勝負(무승부)로終了(종료)僑胞對學生軍氷球(교포대학생빙구)’ 기사에서 ‘재일교포"팀"대 학생선발군 친선"아이스·학키"대항전은 三十一(삼십일)일 하오四(사)시十(십)분부터 경전특설"링"에서 거행되었는데 재일교포’팀‘은 제三(삼)’피어리어드‘ 가서 선전하여 무승부로 끝났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국내 언론에서 '피어리어드'라는 용어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초기 기록이다. 당시 기사에는 아이스하키를 '아이스·학키',경기를 치르는 링크를 '링'이라고 표기하는 등 외래 스포츠 용어가 아직 우리말 표기 체계에 완전히 정착하지 않았던 시대적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본 코너 1950회 ’왜 '아이스하키'라고 말할까‘, 1958회 ’아이스하키에서 경기장을 왜 ‘링크(Rink)’라고 말할까‘ 참조)
특히 주목할 점은 피어리어드라는 표기다. 오늘날 국내 아이스하키 현장에서 널리 사용하는 피리어드와는 조금 다르다. 외국어 발음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표기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이 신문 기사가 우리나라에서 해당 용어가 처음 사용된 사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다만 적어도 1957년에는 피어리어드라는 표현이 국내 스포츠 보도에 등장할 만큼 아이스하키 용어가 언론에 소개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영어 ‘Period’ 어원은 그리스어 'Periodos(페리오도스)'다. 'Peri'는 '~주위에','~둘레에'라는 뜻이고, 'Hodos'는 '길','여정','이동'을 의미한다. 두 단어가 결합한 Periodos는 본래 '한 바퀴 도는 것', '순환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후 라틴어와 중세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 Period로 정착하면서 의미가 확장됐다. 반복되는 순환이나 일정한 과정뿐 아니라 시간의 한 구간, 일정한 기간이라는 의미도 갖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수업 시간의 '교시(period)', 역사적 시대를 뜻하는 '시대(period)', 문장의 끝을 나타내는 ‘마침표(period)’ 역시 이 단어의 의미 확장에서 비롯됐다. 스포츠에서 경기의 일정한 구간을 뜻하는 용법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리 잡았다.

즉 피리어드는 처음부터 아이스하키를 위해 만들어진 전문용어가 아니다. 일정한 흐름을 구분하고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오래된 언어적 개념이 스포츠에 적용된 결과다.
아이스하키는 원래 지금과 같은 경기 방식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1910년 이전 북미 아이스하키는 대체로 30분씩 두 차례 경기하는 방식이었다. 지금의 축구처럼 전·후반 개념에 가까웠다. 그러나 1910~1911시즌 캐나다의 내셔널 하키 어소시에이션(NHA)이 기존의 30분 두 구간을 20분 세 구간으로 바꾸면서 오늘날과 같은 경기 시간 체계가 등장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시간 계산의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 아이스하키는 지금처럼 빙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과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스케이트 날에 빙판이 파이고 얼음 표면이 거칠어졌다. 경기 도중 정빙과 휴식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했다는 것이 세 피리어드 체제의 탄생 배경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NHL 공식 기록도 1910~1911시즌에 기존 30분 두 구간이 20분 세 구간으로 바뀌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1927~1928시즌에는 세 차례 20분 경기와 경기 중 시계를 멈추는 방식, 피리어드 사이의 휴식시간 등이 정비되면서 현대 아이스하키 경기 운영의 기틀이 갖춰졌다.

피리어드라는 용어가 아이스하키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시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기 때문만은 아니다. 각 피리어드는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독립적인 의미를 지닌다. 1피리어드에서는 양 팀이 서로의 전술과 경기 감각을 확인한다. 2피리어드에서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다. 그리고 3피리어드는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무대가 된다.

특히 아이스하키는 각 피리어드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이 경기장을 바꾸어 반대편 골대를 향해 공격한다. 빙판의 상태를 정비하고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도 주어진다. 따라서 피리어드는 단순한 시간의 구분을 넘어 경기의 리듬과 전술적 흐름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ad
리스트바로가기

많이 본 뉴스

골프

야구

축구

스포츠종합

엔터테인먼트

문화라이프

마니아TV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