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ink’라는 단어는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 컬링이나 스케이팅을 즐기던 얼음판을 가리키는 표현이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컬링 문화에서 얼음 위에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을 링크라고 불렀다. 이후 이 표현은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얼음 위 스포츠의 경기 공간을 의미하게 됐다.
우리나라 언론은 개화기를 거쳐 일제강점기 때부터 링크라는 말을 경기장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2년 2월13일자 ‘스피드·스켓틩 米國全部優勝(미국전부우승)冬季競技第五日(동계경기제오일)’ 기사에서 ‘(실내경기장)에서開始(개시)됨을비롯히야 女子五百米(여자오백미)스피드·스켓틩』及(급) 혹키—의二(이)엑즈히비순·께임과 男子一萬米... 『아리나』의『링크』에는優美(우미)한婆勢(파세)로絶妙(절묘)...’라고 전했다.
이 대목은 흥미롭다. 오늘날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아이스하키 용어인 링크가 최근에 만들어진 표현이 아니라, 적어도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언론에서도 쓰였던 오래된 스포츠 용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경기장이라는 말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경기장은 ‘다툴 경(競)’, ‘재주 기(技)’, ‘마당 장(場)’의 합성어이다. 기술의 낫고 못함을 서로 겨루는 장소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경기장이라는 말을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경기를 하는 장소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본 코너 666회 ‘육상경기에서 ‘경기(競技)’라는 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참조)
링크가 일반적인 경기장과 다른 점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경기장과 링크의 가장 큰 차이는 바닥에 있다. 축구장은 잔디, 농구장은 나무 바닥, 테니스장은 다양한 재질의 코트 위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얼음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
링크는 단순히 얼음을 얼려 놓은 공간이 아니다. 선수들이 스케이트를 신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퍽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무대다. 경기장 주변을 둘러싼 보드와 유리벽,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된 각종 라인, 골대와 페이스오프 서클까지 모두 경기의 일부다.
이처럼 링크는 단순한 장소를 넘어 아이스하키라는 스포츠의 규칙과 속도, 전략이 집약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링크라는 표현은 아이스하키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하키는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스포츠다. 선수들은 빙판 위에서 균형을 잡고,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며, 때로는 시속 수십 킬로미터의 속도로 상대 골문을 향해 달려간다. 얼음이 없다면 아이스하키도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이스하키에서는 경기장이라는 일반적인 표현보다 링크라는 단어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흔히 사용하는 경기장은 스포츠가 펼쳐지는 장소를 뜻한다. 반면 링크는 아이스하키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펼쳐지는 스포츠인지를 함께 설명해 주는 단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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