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이범호 감독의 양현종 기용이다. 양현종은 KIA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좌완 선발투수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양현종의 존재감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선발로 기회를 주지도 않았고, 불펜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결국 플레이오프 최종 승부에서야 양현종이 등장했다. 올러가 일찍 무너지자 뒤늦게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왜 양현종을 좀 더 일찍,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남는다.
박진만 감독의 원태인 운용도 비슷한 논란을 낳고 있다.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의 공백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박진만 감독이 원태인을 마무리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세운 것도 이런 팀 사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원태인은 불펜 투수가 아니라 삼성의 핵심 선발투수다.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도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 자원인 원태인을 마무리로 활용하는 구상이 과연 삼성에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은 최원태에게 투자한 70억 원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물론 두 감독에게는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선수의 컨디션과 체력, 불펜 사정, 상대 타선과의 상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승리다. 양현종은 선발로 나서야 할 때 선발로, 원태인은 선발로 나서야 할 때 선발로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에이스는 아끼기 위해 존재하는 투수가 아니다. 팀이 가장 절실하게 승리를 필요로 하는 순간, 마운드에서 그 책임을 다하라고 존재하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다저스가 사사키 로키를 마무리로 쓴 것은 선발 자원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KIA와 삼성이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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