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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KBO판 커크 깁슨인가'...햄스트링 부상에도 투런포, 삼성 캡틴의 투혼

2026-11-04 07:32:15

구자욱(왼쪽)과 커크 깁슨
구자욱(왼쪽)과 커크 깁슨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 LA 다저스의 커크 깁슨은 양쪽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안고 있었다. 제대로 걷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9회말 대타로 등장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마무리 데니스 에커슬리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202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구자욱은 3일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회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의 추격에 불을 붙이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그의 몸 상태였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정상적인 주루가 쉽지 않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실제 경기에서도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절뚝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런데도 방망이는 침묵하지 않았다.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 구자욱은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깁슨이 그랬듯 부상은 구자욱의 투지를 꺾지 못했다. 물론 두 선수의 상황과 홈런의 극적인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깁슨은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이라는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었고, 구자욱은 한국시리즈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부상을 안고도 큰 무대에서 홈런을 만들어냈다는 점만큼은 닮았다.

삼성 팬들에게 구자욱은 단순한 핵심 타자가 아니다. 팀의 주장이고, 간판스타이며,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상징적인 존재다.

다만 투혼과 무리한 출전은 구분해야 한다.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이제 시작이다. 구자욱의 방망이가 계속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그의 다리가 버텨줘야 한다. 구자욱이 건강하게 마지막 경기까지 뛸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와 운용이 필요하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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