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원 사전인 Etymonline에 따르면 Goalie라는 단어는 1921년부터 기록되어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Goal-tender(골텐더)’를 줄여 부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Tender’는 돌보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Goaltender는 골문을 지키고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골키퍼(Goalkeeper)라는 단어가 골리보다 훨씬 오래됐다는 사실이다. Goalkeeper는 1650년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본 코너 308회 ‘골키퍼(Goalkeeper)를 알면 골이 보이는 이유’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1970년대부터 축구 등에서 골리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74년 5월17일자 ‘월드컵蹴球(축구)발자취 몬테비데오에서 뮨헨까지 (68) 9회 멕시코大會(대회)’ 기사에서 ‘토요일 아침 밤새 걱정해준 동료들의 덕분인지「뱅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과연 세계제일의 골리(골키퍼의 애칭)"라는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면서 가벼운 트레이닝을 해낼수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기사는 단순히 '골리'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그치지 않고, 괄호 안에 '골키퍼의 애칭'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는 당시 독자들에게 골리라는 표현이 아직 낯설었거나,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외래어였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 외에도 Goaltender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특히 북미 아이스하키 문화에서는 Goalie와 Goaltender가 모두 익숙한 표현이다. 공식적인 경기 기록이나 규정에서는 Goaltender라는 표현을 찾아볼 수 있고,선수와 팬들의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Goalie가 널리 쓰인다.
여기에는 종목별 언어문화의 차이도 있다. 축구에서는 Goalkeeper라는 명칭이 일반적이고, 아이스하키에서는 Goaltender와 Goalie가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같은 골문을 지키는 선수라도 종목에 따라 익숙한 이름이 조금씩 다른 것이다.
물론 골리라는 표현이 아이스하키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축구나 다른 골문을 사용하는 스포츠에서도 비공식적인 표현으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아이스하키를 상징하는 단어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골리가 경기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골리는 단순히 골문을 지키는 수비수가 아니다. 팀의 마지막 방어선이자, 때로는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는 존재다. 상대 공격수가 완벽한 기회에서 슈팅을 날렸을 때 골리가 이를 막아낸다면, 그 순간은 득점만큼이나 강렬한 환호를 만들어낸다. 골리가 세이브 하나로 팀을 살리고,연속된 세이브로 경기의 분위기를 뒤집는 이유다. 그래서 아이스하키 팬들에게 골리는 단순한 포지션 이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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