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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54] 아이스하키에서 왜 '신가드(shin guard)'라고 말할까

2026-11-02 06:05:03

 학생 선수들이 아이스하기 경기를 하는 모습
학생 선수들이 아이스하기 경기를 하는 모습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선수들의 장비를 유심히 살펴보면 유독 단단하고 큼직한 보호대를 발견하게 된다. 무릎 아래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이 장비의 이름은 바로 '신가드(shin guard)'다. 'shin'은 정강이를 뜻하고, 'guard'는 지키다 또는 보호자를 뜻한다. 두 단어가 합쳐져 말 그대로 '정강이 보호대'가 된 것이다.

shin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한 영어 표현이지만, 영어권에서는 무릎과 발목 사이의 앞쪽 부위를 가리키는 일상적인 신체 명칭이다. 해부학적으로는 정강이뼈인 경골(tibia)이 자리한 부위다. 반면 'guard'는 방어하다, 지키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스포츠 장비에서는 신체 특정 부위를 보호하는 장비의 명칭에 자주 사용된다. 팔꿈치를 보호하는 ‘엘보 가드(elbow guard)’, 가슴을 보오하는 ‘체스트 가드(chest guard)’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신가드는 특별한 인물의 이름이나 아이스하키만의 고유한 전문용어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보호 대상인 신체 부위와 장비의 기능을 결합한 영어식 합성어다. 영어사전에서는 shin guard라는 표현이 1900~1905년 무렵 처음 기록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강이를 보호하는 장비는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그 역사는 스포츠보다 훨씬 오래된 전쟁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전사들은 전투 중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정강이 보호구를 착용했다. 영어로는 이를 '그리브(greave)'라고 부른다. 당시에는 청동이나 철 같은 단단한 금속으로 제작했으며, 정강이뼈를 칼과 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이후 정강이 보호 장비는 전쟁터를 벗어나 스포츠 현장으로 들어왔다. 크리켓과 축구 등 공을 이용하는 종목에서 공이나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부터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축구의 신가드와 아이스하키의 신가드가 서로 다른 형태를 갖추게 된 것도 각 종목의 경기 환경과 충격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스하키에서 신가드는 단순한 정강이 보호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 선수들은 시속 수십~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속도로 날아오는 퍽(puck), 상대 선수의 스틱, 스케이트 날, 그리고 격렬한 몸싸움과 충돌에 노출된다. 무릎과 정강이, 종아리 주변을 보호하는 것은 선수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본 코너 1952회 ‘아이스하키에서 왜 ‘퍽(puck)’이라고 말할까‘ 참조)

초기의 아이스하키 보호 장비가 가죽과 충전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기술의 발전과 함께 플라스틱과 고강도 섬유 등 다양한 소재가 도입됐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미국사박물관에는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가죽 소재의 아이스하키 골리 신가드가 소장돼 있다. 1961년에는 하키 장비 제조사 CCM이 나일론과 플라스틱을 활용한 새로운 신가드를 개발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처럼 신가드는 단순히 두꺼운 보호대가 아니라, 경기의 속도와 충격에 대응하며 진화해 온 스포츠 과학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신가드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된다. 다만 영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면 '정강이 보호대'라는 우리말 표현도 충분히 자연스럽다. 어떤 표현을 사용하든 그 기능과 역할은 분명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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